카페인으로 피로 돌려막기?! 건강공장 허소진 영양사
10월 초 긴 추석연휴가 지나고 , 한글날 꿀같은 휴일들도 모두 지나갔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일을 시작한다. 다음 연휴는 언제일까 달력을 넘겨보지만, 추석과 한글날인 10월이 올해 마지막 황금연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좌절한다. 1년, 365일 중에서 며칠이나 쉬었다고, 그새 게을러져서 카페인이 없이는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월요일 아침, 인파를 뚫고 출근에 성공했다. 하지만 피로도 나와 함께 출근해 버렸다. 눈꺼풀이 무거운 아침에 한 잔, 점심 먹고 식곤증을 이기려 두 잔, 세시 쯤 눈이 감길라 치면 하루에 세 잔까지 마시는 커피. 뭘 좀 모를 때야 멋으로 먹는다지만, 지금은 생존을 위해 쓰디 쓴 아메리카노를 몸에 붓듯이 한다. 그리고 나서야 일에 집중이 된다.
커피는 빠르게 각성효과를 나타낸다?!
커피를 마시면 집중도 잘되고 일의 능률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모두들 알고 있는 ‘카페인’이라고 하는 녀석 덕분인데,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피로할 때, 카페인은 우리 몸을 긴장하게 한다.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심박을 빠르게 해, 몸을 흥분상태로 유도하고 나른해진 내 몸을 일으켜 세우게 도와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시간이 고작 2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 카페인은 지용성이자 수용성인 양쪽성 물질로 우리 몸에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흡수된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각성효과를 나타낸다.
카페인은 어떻게 졸음과 싸우는 병사의 역할해줄까?
우리가 피로를 느낄 때 분비되는 물질 중에는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다. 아데노신이 아데노신 수용돌기에 닿으면서 우리는 피로를 느끼게 된다.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아데노신 수용돌기에 닿지 못하게 블로킹을 한다. 그럼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이 가뿐해지고, 몸이 깨어나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이 효과는 사실 카페인의 직접적인 힘이 아니다. 카페인이 아데노신을 블로킹하면서 아데노신 때문에 억제되어있던 도파민, 글루타민산(단백질을 분해하는 물질)등이 빠르게 분비되면서 나타나는 효과들이다.
카페인에 의존하면 두통이 심해진다?!
커피를 마시고 나타나는 변화는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고, 집중력이 좋아지고, 지방을 잘 태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효과만 있을까? 아니다.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바로 카페인으로 인한 두통이다.
하루 커피섭취가 2-3잔이상으로 많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두통이 생긴다.
이 때문에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가 두통을 치료해주는 명약이 아니라 카페인 의존증상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카페인을 섭취하면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이 40%나 적어진다. 카페인으로 인해서 뇌의 혈관이 수축하고 일시적으로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었다가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을 때 갑자기 혈액량이 증가하게되면서 우리는 두통을 느끼는 것이다. 마치 좁은 물호스에 엄청나게 많은 물을 쏟아 붓는 것처럼 말이다.
커피도 내성이?!
커피를 마셔도 저녁에는 잠만 잘잔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왜이렇게 피곤한지... 아침마다 또 커피를 찾게 된다. 운동을 하지 않아서 체력이 떨어지고 점점 몸이 망가지는 걸까?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게되면, 내성이 생긴다. 마치 약처럼 말이다. 커피를 마시셔도 각성효과가 점점 떨어지고 이로인해 아침이 괴로워진다. 깨어있는 낮이야 괜찮지만, 밤이 문제다. 나는 자고있지만 몸 속에 남아있는 카페인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러면 수면 중 몸을 제대로 재생시킬 수 없다. 이렇게 없어지지 않은 피로를 아침에 다시 커피로 돌려막았던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이라면 위의 증상들을 한 번 쯤 겪어봤을 것이다. 그 만큼 우리는 카페인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어떻게 이 악순환을 빠져나올까? 잠을 더 일찍자기? 잠에 좋은 것들 몽땅 사버리기? 이 보다 더 좋고 간편한 방법이 있다. 바로 매일의 피로를 커피로 틀어막기보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카페인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우리 몸에 맞는 카페인 섭취를 하는 것.
그 양은 커피 딱 한 잔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