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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bee Dec 14. 2022

타국에서 현타 올 때

멘탈 관리 하기


그동안 한국에서 캐나다행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정말 스트레스가 많았다. 어느 정도였던지 마법 주기가 항상 일정한 나는 생애 처음으로 한 달을 건너뛰었다. 막상 캐나다를 도착하니 언제나 그랬듯이 빠른 시일 내에 적응 완료. 그동안 받았던 나의 스트레스들은 어디 갔냐 싶을 정도로 다 사라졌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은 적응력이 빠르다는 건데 장점은 그만큼 낯선 곳에서도 잘 지낼 수 있다는 점이고(J말로는 나의 첫인상이 10년 산 해외교포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때가 온 지 일주일째인 건 안 비밀) 단점은 그만큼 빨리 지루해진다는 점이다. 지루함이 빨리 올수록 이겨낼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그건 걱정이 없었다. 내가 일을 할 때도, 부산에서 살 때도, 서울에서 살 때도 잘 이겨냈으니까 여기서도 크게 걱정되진 않았다.



한국에서의 전문직의 삶. 과장급의 안정된 삶. 업종 탓에 하는 일에 비해 급여는 적었지만 전공자가 아닌데도 그 위치까지 갔었던 엄청난 노력과 시간, 에너지, 돈.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캐나다행을 선택한 것은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했다. 타 전공자여서 잠을 줄여서 더 악착같이 공부하고 매일 야근 속에서 허우적거렸지만 출퇴근 시간을 더 쪼개서 공부하고 많은걸 해보려고 엄청 노력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삶은 더더욱 나를 안주하게 만들었고, 보이지 않는 벽을 내가 뚫을 순 없었다. 그래서 큰 용기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100세 시대에 내가 캐나다 와서 생활하는 몇 년 안 걸리는 시간은 나에겐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이 시기가 지난 삶이 중요했었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일하다 보니 한 번씩 현타가 왔다. 한국에서의 삶보다 고정지출은 거의 2배로 나가고, 급여는 더 줄었고.. 생각보다 물가가 쎈탓에 다시 한국으로 가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지만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은 자주 들었다.



사실 지금 이 순간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있긴 하지만, 이 정도쯤이야. 물론 한국이었다면 더 쉽게 해결이 되었겠지만 여기는 캐나다가 아닌가. 하지만 이미 결정하고 캐나다에 온 것을. 지나간 일을 후회해봤자 돌이킬 수 없는 일이고. 나에겐 오로지 앞만 보고 가는 길 밖에 없었다. 묵묵하게 지금 하고 있는 일들 하다 보면 빛이 보일 거라 믿는다. 지금, 당장,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자. 또 생각보다 자주 현타가 오고 우울해지고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책을 읽자. 모든 근심, 걱정들은 30분의 독서로 다 날려버릴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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