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직장인이 읽는 이솝우화 (11)
말벌이 뱀 머리 위에 앉더니 계속 침을 쏘아 괴롭히는 것이었습니다.
아파서 울화가 치미는 데다가 달리 보복할 방도도 알지 못한 탓에 달구지 수레바퀴 밑에 머리를 박았습니다.
뱀도 말벌도 죽고 말았지요.
이 짧디 짧은 이야기를 읽고 참담한 슬픔을 느꼈다면 지나친 호들갑일까.
누군가의 괴롭힘으로 인해 생을 마감했다는 스토리는 잊을만하면 들리는 뉴스지만 절대 접하고 싶지 않은 소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 어딘가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아니 꼭 직장이 아니라 어느 조직에 들어가더라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모두가 나를 좋아해 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신기하게도(?)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도 꼭 존재한다.
나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힘들게 할 때의 문제는 그 사람은 나보다 상급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상황을 이겨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절대로 갖지 말아야 할 생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더 잘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직장 내에서 선한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문제의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다.
물론 자신을 채찍질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특한 생각이라는 점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괴롭히는 사람의 대부분은 괴롭힘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나의 발전을 위해 잘못을 지적하고 충고하는 사람과 괴롭히는 사람은 엄연히 다르다.
지속적인 괴롭힘에 특화된 사람은 잘못이 없거나 미미한 잘못을 저지른 경우에도 그것을 부풀려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곤 한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상담을 받으면 내가 당하고 있는 일이 합당한가의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당하다는 결론이 나면 관련부서에 신고를 한다든가 하는 대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혼자 해결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우화 속의 뱀처럼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당하다 보면 어느 순간 충동적인 행동을 해버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도저히 어렵겠다 싶으면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며 이직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퇴사한다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세상 그 어떤 직장도 자기 자신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내가 더 잘하면 되겠지라는 선한 마음에 길들여져 자신을 해하는 곳에 무작정 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