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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Apr 06. 2024

상상하면 로또지!

로또 1등 상상 안 해본 사람 없잖아요?


로또를 선물 받았다.


23 million! 당첨자가 없어 이번 주까지 적립된 금액이다. 내 손에 담긴 노란 종이를 보자 상상구름이 뭉게뭉게 펼쳐진다.



S#1. 2024년 4월 둘째 주 토요일


저녁 8시 로또가 발표된다. 내가 들고 있는 핸드폰 액정 너머로 연이어 동그라미가 그려진다. 손이 조금씩 떨리고, 호흡이 살짝 멈춘다.


이러다 1등 하는 거 아니야?
헉! 1..... 등! 1등이라고? 내가?
내가…1등…이야.


꿈에 그리던 로또 당첨이 된다! 자, 침착하자.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이제 뭘 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일단, 돈을 수령받기 전까지 침착하게 규칙대로 따라가자. 혹여나 실수나 문제가 생겨 취소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돈이 내 통장에 찍힌 걸 확인하면 가장 먼저 뭘 할까? (지극히 개인적인 계획임을 알립니다.)


1. 지금의 직장을 정리하고, 내 브랜드를 만든다.

회사야 뭐 그까짓 것 하나 차리면 되는 거 아닌가?(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후가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회사 매출과 상관없이 월급쟁, 아니 주급쟁이로 살아가는 인생은 이제 그만 정리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매출이 올라도 인정되지 않는 성과에 지쳐갔다면 말이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 브랜드 하나를 만든다. 능력 있는 어벤저스 경영진을 두고, 그 하나를 성공시켜 전 세계에 체인을 둔다. 그것으로 브랜드 수익화와 부동산을 동시에 창출한다.


전 이제 떠나요~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2. 집을 산다.

깨끗하고, 뷰 좋고, 학군 좋은 집을 고르러 슬슬 움직여 볼까? 1-2 million이면 그런 집을 살 수 있을 테니 천천히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집을 하나 사는 거야. 아니면 전국 곳곳에 한 채씩? 아니면 전 세계에?


그래. 결심했어! 인생 부루마블 한번 해보지. 뭐! 뉴욕에 한 채, 하와이에 한 채, 런던에 한 채, 시드니에 한 채, 도쿄에 한 채,

얼굴에 미소가 절로 피어오르는구나.


3. 차를 산다.

사실 마음은 전 세계를 마음껏 오갈 수 있는 전용기를 사는 것이다. 그러나 전용기 구입은 이 금액으로도 부족하니, 투자금이 성과로 돌아오기까지 차로 바꿔본다. 모두 꿈의 차가 한 대씩 있겠지?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틀리? 테슬라? 고민해서 결정할 것 뭐 있나? 그냥 모두 다 차고에 넣어두고, 그날 업무별, 분위기별에 따라 바꿔 타는 거지.


페라리 차키를 어디에 뒀더라?



S#2. 1985년 5월, 응답하라 1988 중


저녁 식시시간, 정봉이 올림픽 복권을 사 모은다는 정환의 말에 엄마가 숟가락으로 정봉의 머리를 한대 친다. 아마, 헛된 꿈에 돈 쓰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 그런던 정봉이의 올림픽복권이 1등에 당첨이 됐다. 모두 당황해하고 있을 때 마침 집에 들어온 친구에게 정환의 첫 한마디는 "우리, 이사 간다."였다. 이로써 집안의 문제아로 인식되던 정봉이는 칭찬받으며 영웅이 된다. 그리고 정봉이네는 큰 집에서 살게 됐다.



S#3. 2024년 4월 둘째 주 일요일


다음 주 일요일에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아마 이 글의 내용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고 있겠지? 그리고 차분하게 회사도 열심히 다니고, 차도 잘 타고 다니고 있을 것이다.


상상이라는 것은, 재미있는 다른 세상에 잠시 다녀오는 일과 같다. 그 세상에 가면 또 다른 나 자신도 만날 수 있다. 로또 상상을 하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기고만장해지고, 뻔뻔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졸부'라는 이미지가 사람들의 인식 속에 비슷하게 자리 잡힌 것일까?


로또 한 장으로 부루마블 한 판을 끝내고, 우주까지 다녀왔다. 다음에는 또 무엇을 상상해 볼까? 다들 로또 1등 되면 뭐부터 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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