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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Jun 19. 2024

운동 맛이 궁금해?!

첫맛은 쓰고, 끝 맛은 달다


무슨 맛, 좋아하세요?


나는  짭짤한 맛과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 그래서 케이크 같은 달콤한 디저트보다 칩스 같은 안주 스타일을 더 좋아한다. 토마토케첩보다 와사비마요를 좋아한다. 고수나 트러플오일처럼 독특한 향이 나는 맛도 좋아한다. 과메기처럼 고소한 맛도, 불닭 볶음면의 뜨거운 맛도 좋아한다.


그런 내가 최근에 맛본 운동맛은 생각보다 매력 있었다.

운동을 삼킨 첫맛은 아주 썼다. 입 안에서 침과 섞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뱉을까? 지금이라도 안 늦었어. 지금이라도 뱉을까?'


그 맛이 독하디만큼 쓰지만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기 때문에 뱉지는 않았다. 하지만 입 속에서 느껴지는 운동맛은 정말 별로였다. 맛은 없고, 쓰고 독했다.


올라가지 않는 팔을 하늘 높이 올리고 한 방향으로 휘저어야 했던 그날은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어깨와 팔이 너무 아파서 울먹이며 운동하자 남편은 그 모습이 너무 웃기다며 그 모습을 영상에 담기도 했다.

입에 넣을 때마다 뱉고 싶었고, 다시는 먹지말자 다짐할 정도였다.


매일매일 먹지 말자, 뱉어 버리자 생각하면서 지낸 지 약 5개월이 됐다. 그 시간 동안 쓰디쓴 맛은 점점 변해갔고 어느 순간부터 미세하게나마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그 달콤한 맛은 내가 쉽게 맛볼 수 있는 흔한 달콤함이 아니었다. 솜사탕의 부드러움과 막 뽑은 커피의 향긋함, 그리고 밀크초콜릿의 촉촉한 달콤함이 섞인 맛이었다. 처음 맛보는 달콤함에 언제 쓴 맛이 있었냐는 듯 기분이 좋아졌다.


그 달콤함을 한번 느끼고 나니 또 느끼고 싶고,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달콤함은 독하디 독한 쓴 맛을 느끼고 난 후에야 느낄 수 있다. 달콤함을 느끼고 싶다면 쓴 맛도 같이 느껴야 하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둘 다 포기하던가,


나는 둘 다 맛보는 것을 선택했다.

[운동앱에 '살려주세요' 외치는 거북] 연재는 이번 20화를 마지막으로 끝이 나지만 나는 계속 운동하고 그에 맞는 달콤함을 맛볼 것이다.


운동 맛이 궁금해?!

그러면 너도 해봐!


그동안 관심 갖고 응원해 주신 독자 분들과 NTC 트레이너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나의 운동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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