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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Jun 12. 2024

난 안 아프고 싶다.

[41세] 이제는 그럴 나이인가,


춥다...



남반구에 위치한 뉴질랜드는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온돌이 없는 이곳은 '스산하다' 또는 ‘뼛속까지 시리다.’라는 표현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목까지 따뜻하게 집업하거나 스카프를 메면 좀 낫다. 양말의 길이는 길어지고 두께는 도톰해진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근육통도 온다. 바르지 않은 자세가 어디 하루 이틀이었겠는가. 10대 때부터 차곡차곡 성실하게도 쌓은 불균형이 모여 이제야 디스크와 같은 증세로 나타나고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아프고 싶다. 예민한 성격덕에 조금의 불편함도 크게 느껴진다.


종일 서서 일하는 직업도 한 몫한다. 집에 들어오면 다리, 허리, 등 근육이 욱신욱신 아프다. 저녁을 먹은 후 특히 더 불편하고 아픈 곳을 확인해 그 부분의 운동을 켠다. 15-30분가량의 근력운동을 하면 그래도 좀 풀리고, 시원해진다. 이제, 그게 느껴지는 나이가 됐다.


20대에는 추운 겨울에도 짧은 옷을 입고 다녔다. 감기에 걸릴지언정 패션을 포기할 수 없었다.

30대에는 겨울 코트 앞섬을 하도 펼치고 다녀서 어른들께서(엄마와 시어머니) 꼭꼭 여매주셨다. '목만 따뜻하게 채워도 몸이 따뜻해져.'라는 말씀과 함께.

‘난 안 추운데?!’ 생각하며 발목 길이에 오는 짧은 바지도 잘 입고 다녔다.


그때는 몰랐다. 젊어서 몰랐고, 안 아파서 몰랐다. 나에게는 그저 어른들의 진부한 잔소리였다. 이제는 스스로 잘 챙겨 입는다. 따뜻하게. [41세] 그럴 나이가 됐나 보다.


운동을 꾸준히 하며 잔근육도 생겼지만 그래도 추운 날씨에는 춥다. 내복이라 불리는 옷을 이 나라에서 찾을 수는 없지만 얇은 티셔츠라도 덧대어가며 따뜻하게 챙겨 입는다.


어제는 아이 친구의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잘 지내죠? 지난번에 운동앱으로 운동한다고 얘기 들었던 게 생각나서 전화했어요. 보통 어떤 운동 골라하고, 공유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한참을 설명하며 수다를 떨다가 꾸준히 오래 잘한다는 칭찬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안 아프려고요. 이제는 운동 안 하면 여기저기 아프더라고요."


참으로 웃픈 대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게 사실인걸.

요즘은 '근테크(근육과 재테크를 합친 말)‘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생길 정도로 근육의 중요성이 알려지고 있다. 운동이 중요한 것은 기정사실이고, 이것을 얼마나 꾸준히 잘 가져가느냐는 개인의 문제인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자신감과 성취감까지 덤으로 얻기 위해서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운동을 해보자. 헬스장으로 가서 한 시간씩 매일 뛸 자신이 없다면. 그래도 괜찮다. 꾸준히 하다 보면 한 시간이 어렵지 않은 날이 올 것이다. 혹여나 그날이 오지 않더라도 뭐 어때? 그동안 꾸준히 운동했으니 그 값은 하겠지.


그래도 운동 시작한 후로 '아직'까지 몸살로 눕는 일은 없었으니 반은 성공한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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