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보다 체력
카페, 패스트푸드점, 백화점이나 몰 스텝, 호텔리어, 승무원 등 대부분의 서비스 직종은 서서 일한다.
서비스 직종에서 사무직으로 바꿀 때 다시는 서비스직으로 돌아가지 않겠노라 다짐했었다. 그때는 고객응대도, 유니폼도 싫었다. 하지만 어디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되던가?!
경력단절을 끝내고 나에게 어서 오라며 환영의 인사를 건넨 것은 다른 것도 아닌, 서비스직 ‘세일즈 어시스턴트’이었다.
육아로 끊어졌던 10년의 경력단절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사회로 나갔다.
그 기분은 첫 사회생활을 할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그 사이 나는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업그레이드되어할 줄 아는 일이 더욱 많아졌지만 처음부터 익혀야 하는 업무는 걱정됐다. 아니, 솔직하게 얘기하면 모든 것이 다 걱정이었다. 어린 동료친구들, 업무, 영어...
하지만 일을 시작하고 보니 그 모든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10년 전과 다른 ‘나의 체력’이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대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니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 미생 8화 중 -
올해 초부터 NTC(Nike Training Club)라는 앱을 통해 매일 30분 정도의 요가나 근력운동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8-9시간씩 서 있으려니 몸이 말이 아니었다.
다리가 아픈 것은 당연하고, 허리와 어깨, 어떤 날은 목까지 아파왔다. '기립성 저혈압'인지 '미주 신경성 실신'인지 모를 이유로 한 자리에 오래 서있으면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조회시간에 운동장에서 쓰러지던 아이. 내가 바로 그런 아이였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체력의 이유로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후반에 무너져 포기했던 것을 이번에는 이겨내고 싶었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체력을 더 강하게 키우고 싶었다.
시작한 일을 유지하려면 체력을 키워야 하고 나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자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의 가벼움을 느끼고, 코어 근육을 단단히 다지기 위해 근력운동도 한다.
비타민과 유산균의 섭취를 통한 건강의 도움도 받고 있다. 물론 밥도, 잠도 잘 자고 말이다.
그렇게 운동을 하면서 화와 짜증이 줄어들었고, 자존감은 높아졌다. 운동은 하면 할수록 나에게 좋은 영향만 주는 것 같아서, 여전히 하기 싫지만 해내고 있는 중이다.
체력이 돼야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고, 꿈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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