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유기묘
날 처음 만난 날.
코 앞까지 다가와서 날 바라봐주었어요
눈 뜨면서부터 감을 때까지 나만 바라보곤 했어요.
카메라가 달린 작은 네모상자를 들고 날 따라다니며 친구들에게 자랑했지요.
간식도 사주고,
피곤해도 산책 나가놓고…
시간이 흘러
내가 나이가 들고,
아픈 곳이 생기면서,
덩치가 커가면서,
어느 순간부터 날 귀찮아하는 게 느껴졌어요…
나는 계속 사랑받고 싶은데…
조급한 마음에 내가 먼저 다가가면 멀어지고,
다가가면 또 멀어졌지요.
낯선 이곳에서 만난
내 친구는 주인이 때렸다고 했어요.
너무 아프고 무서운데
말을 할 수도 없고, 막을 수 없었데요.
우리는 잘못한 게 없는데.
우리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그냥 주인사람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런 건데.
왜냐하면 우리는 말을 못 하니까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니까.
변한 건 우리가 아니라
주인사람이에요.
결국 우리 같은 동물들은
길거리에,
입양보호소에,
다른 주인에게 버려지곤 하죠.
나는 슬프고
이곳이 무서워요.
외롭기도 하고요.
새 주인을 만나는 것도 두려워요.
혹시나 또 버릴까 봐.
혹시나 또 때릴까 봐.
그럴 거면 처음부터 사랑 주지 말지 그랬어요.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더 슬프네요…
나는 그냥 단지…
사랑받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내가 처음 만난 당신이었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그다음, 혹은 그다음에라도 좋은 주인사람 만났으면… 좋겠어요.
내가 있는 곳이 무서운 세상이 아닌
사랑 가득하고 따뜻한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너무 배가 고픈데
혹시 이 쿠키 먹어도 되나요?
퉤퉤,
못 먹는 게 안에 있네요. 이건 여기 두고 갈게요…
툭,
누군가 당신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기다리고 있으니 주변을 잘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