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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려야 해!

#3

by 육십사 메가헤르츠 Mar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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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신 차려야 해!”



저녁노을이 드리워질 때쯤, 유타레라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아 나온 공항 밖의 공기는 약간 더운 듯했지만 습하지는 않았다. 앞에는 비포장도로의 흙먼지가 휘날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수많은 소리들이 겹쳐 퍼져나가고 있었다. 낯선 듯한 풀과 흙내음이 바람을 타고 풍겨져 왔다.


‘이런 새로운 느낌… 아주 오랜만이네…’ 


혼자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펴본다. 길인지 인도인지 모를 거리에 차량들이 순서 없이 뒤엉키고,  오토바이와 자전거도 사이사이 틈새를 메꿀 듯 꽉 차 있다.


먼저 숙박을 할 만한 곳을 찾기로 했다. 맞은편에 호텔인지 병원인지 모를 낡은 건물이 하나 보였다.


‘큰 건물인데 왜 간판도 없지? 일단 저기 가서 근처에 호텔이 있는지 물어보자. 설마 길에서 자는 것은 아니겠지.’


혼자 피식 웃으며 낡은 건물을 향해 길을 건넌다. 주머니 속에 손을 짚어넣어 핸드폰을 꺼냈다. 비행기모드를 끄고, 앞에 건물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도앱을 켰다. 


바로 그때 눈앞에 차 불빛이 점점 커지며 번쩍인다. 


‘어.. 어어.. 이 차 뭐야?!!!’





쾅!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병실로 보이는 허름한 방에  혼자 누워있다. 

찬 공기가 주위를 감싸고, 내 팔에는 알 수 없는 액체의 여러 링거와 바늘이 꽂혀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픈데 주위에 아무도 없다. 멀리서 들리는 알 수 없는 언어만이 작게 복도를 퍼져 나온다.


‘어떻게 된 거지?, 여긴 어디지?‘ 


떠오르지 않는 기억을 더듬거리며 퍼즐을 맞추려 노력해 본다. 그때 한 남자가 내 침대 옆을 지나간다.


“Excuse me?”


그 남자는 내 말을 못 알아들은 건지 알 수 없는 말과 제스처를 하더니 가버렸다.  영어도 아닌 처음 들어보는 언어였다. 아무것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 


‘아! 핸드폰, 핸드폰은 어디 있지? ‘


주머니를 뒤적거려 보지만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당황스러운 마음을 시작으로 불안감이 밀려왔다.


‘하아… 어쩌지?‘


생각을 하기 위해 잠시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이곳은 바깥보다 습한 기운이 느껴졌고, 알 수 없는 비린내 같은 냄새도 났다. 여전히 기분이 안 좋고, 불안했지만 나도 모르게 서서히 잠이 들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복부와 다리의 통증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이상한 점은 내가 파란색 병원복으로 갈아입혀져 있다는 것이다. 


‘뭐지? 누가 내 옷을 갈아입힌 거지? 왜?

왜.... 앞의 일들은 전혀 기억 안나는 거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정신 차려보자. 기억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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