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여름 보내는 방법
기분이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몰랐던 사실이지만, 내가 그렇더라. 뉴질랜드에 와서 그 사실을 알게 됐다. 확실히 비 많이 오는 겨울보단 햇살 좋은 여름이 에너지 넘치고 좋더라.
뉴질랜드의 여름은 12월~2월 정도이다. 북반구와는 계절이 반대라서 보통 9월부터 'Daylight saving time'이 시작되고, 10월부터는 햇살이 반짝이며 낮 기온이 따뜻해진다.
여름의 덥고 건조한 날씨 덕에 밖에다 빨래를 널면 빨래에서 햇볕 냄새가 난다. 이른 아침에는 잔디와 흙냄새도 흩날린다. 낮에는 햇볕이 뜨겁지만 바람은 시원하기 때문에 그늘로 들어가면 나는 얇은 겉 옷을 걸친다. 아이들은 집에 돌아와서도 마당에서 뛰어놀며, 주말에는 마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바닷가 가는 게 일상이다. 차로 3분만 가도 비치가 있고, 조금 더 가면 다른 비치, 이 동네 저 동네 다른 비치도 놀러 다닌다. 아이들은 바다에 들어가 수영도 하고, 미역(?)도 건져온다. 그러다 추워지면 모래사장에서 삽으로 모래를 파며 논다. 땅만 몇 시간 동안 파고 놀다가 저녁에 쓰러져 잠들기도 한다. 바비큐가 허가된 비치에서는 숯불 향이 피어오르고, 아이들도 허기진 배를 채우며 종일 뛰어논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아이들의 피부가 유독 까무잡잡해진다.
나는 수영을 잘 못해서 튜브 위에서만 떠다니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살며 다양한 액티비티를 보다 보니 하나씩 도전해 보게 됐다. 수영 레슨도 받았고, 아이들과 부기보드(Boogie board)를 시작으로 카약도 타봤다. 오리발신고 스노클링하며 바닷속 물고기도 봤다. 나에게는 대단한 도전이었다.
사람들은 여름 홀리데이를 맞이하면 캠핑을 많이 간다. 캠핑카를 대여하거나 캠핑사이트에 텐트를 치고 일주일이고, 한 달이고 지낸다. 그래서 몇 개월 전 미리 계획하고 사이트를 예약하지 않으면 잡을 수가 없다. 텐트를 베이스로 두고, 자전거 타고 여행지를 돌아보기, 비치 가서 종일 놀기, 동굴탐험이나 다양한 액티비티 즐기기 등을 하며 놀다가 다시 텐트로 돌아가 바비큐 하고 자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못해봤지만 텐트를 구매했으니 돌아오는 여름에는 도전! 캠핑에 익숙한 엄마들은 아이들 텀 브레이크 때 엄마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텐트 치고, 밥 해 먹고 놀다가 올라온다고도 했다.
뉴질랜드에 와서 제일 어색했던 것은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라는 점이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다. 오클랜드 CBD에서 펼쳐지는 산타 퍼레이드도 재미있고, 화려하게 장식한 집들도 볼 만하다. 단, 여름에는 밤 9시쯤 해가 지기 때문에 더 늦은 시간에 돌아봐야 예쁘다.
일 년 중 가장 예쁜 계절의 시간. 뉴질랜드의 여름
한 번쯤 그 시기에 맞춰오면, 잊을 수 없는 하늘을 볼 수 있다.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