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배려하는 대화를 해야하더라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하라는 뜻이다
-탈무드-
나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지 않다기보다 말을 하기 전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렸을 때는 타인의 표정에서 답답함을 읽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이것이 장점으로 되는 순간들도 많았다.
생각하고 말을 하니 말 실수하는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말을 조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각자 다른 무게감을 갖기 때문이다. 말에는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가벼운 말은 실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가벼운 말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도 채 하기 전에 감정부터 빠르게 내뱉어 버리는 말이나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말이 가벼운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A 씨: “자기는 집이 자가야? 전세야?”, “남편은 무슨 일을 해? “ 등 경제력으로 줄을 세우려는 심리를 표현한 말. 심지어 그런 질문에 이런 말을 덧붙이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솔직한 걸 좋아해서 그래~그게 내 장점이잖아. “라고 말이다.
나는 A 씨의 말을 듣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본인은 그것을 솔직. 장점이라고 표현했고, 나는 한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지만 말을 듣고 상대의 기분이 안 좋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혼자 ‘말하는 것’이 아닐까? 존중과 배려가 없는 가벼운 말은 넣어두자. 상대의 사생활이 너무 궁금하더라도. 내가 궁금한 것이지, 나 때문에 상대가 굳이 본인의 사생활을 밝힐 필요는 없다.
B 씨: “나는 정말 그 사람을 싫어하거나 험담하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좀 000 하잖아. 그건 좀 아닌 것 같지 않아?”라는 식의 말. 험담하려는 말이 아니라고 덧붙이면서 험담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평소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험담을 먼저 꺼내어 시작하는데, 이런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주변의 동의를 얻기 위해 질문형으로 자주 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동의가 없을 경우 ‘내가 이상한 거야?’하며 언짢은 표현을 하기도 한다.
부정적인 언어를 주로 표현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까지 기분이 안 좋아진다. 결국은 그 사람과의 만남이 줄어들게 된다.
김창옥 교수가 “끝나고 좋은 게 진짜 좋은 것이다. “라는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하려고 할 때 마냥 좋을 수는 없다. 끝날 때의 기분을 믿어야 한다. 인스턴트 음식은 먹기 전에, 운동은 끝났을 때 기분이 좋다. 하려고 할 때 기분 좋은 것보다 끝나고 나서 기분 좋은 것이 진짜 좋은 것이다. “라는 강의였다.
그 말에 공감이 된다.
가벼운 말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중 어느 한쪽이 기분 나쁜 경우가 생긴다. 말이 너무 가벼워 안 좋은 기분만 흩뿌리고 날아가는 것 같다.
이에 반해 무게감이 있는 말은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눈 뒤 헤어져도 그때 나눴던 좋은 말과 기분이 며칠이 지나고도 기억나고 생각난다. 아마도 그 무게감으로 인해 좋은 느낌이 계속 지속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말하는 ‘대화’에 있어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친구와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에서는 놓치기 쉽지만 더 중요하다. 마음이 편하고, 말을 안 해도 알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배려있게 상대를 생각한다면,
존중이 곁들여진 좋은 ‘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