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는 것이 좋더라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인생의 중간 어딘가쯔음인 나이 40.
‘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과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보는 것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무엇을 고를까? 쉬울 것 같은 이 질문의 답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
생각해 봤을 때 ‘아니’라고 판단되면, 빠른 포기도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내 경험상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만 하는 것은 나 스스로를 지치게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아닌 것’과 ‘맞는 것’을 해보지 않고 어떻게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보는 것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낯가림이 심하고, 소극적이었던 내가 기회도 놓쳐보고, 후회도 해보며 쌓인 경험 덕분에 고스톱도 못 치는 내가 ‘못 먹어도 Go!'를 외치며 일단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럼 그동안 나의 도전들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20대
> 학교 다니며 바쁜 일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에서 새벽 영어 수업 듣고 강의 들으러 간 것, 미리 면허 딴 것
> 첫 직장에서 벌은 얼마 안 되는 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돈 모아 유럽여행 다녀온 것
> 회사 다니며 피곤한 일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일로, 여행으로 여러 나라를 다녀본 것
30대
> 첫 아이 키우며 매일이 전쟁,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몰 비즈니스 해본 것
> 아이 둘이 되면서 정신 내려놨던 그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이사를 결정하고 움직인 것
> 어려서 물에 빠졌던 트라우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영 수업 다시 신청한 것
40대
> 원어민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나의 아기 같은 영어 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로 일 해 본 것
> 많은 할 일에 반비례하는 짧은 집중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것
예전 기억 서랍장을 열어 다 꺼내보면 더 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있겠지만, 겁 많던 내가 막상 해보니 모든 게 할 만하더라. 생각만큼 그렇게 힘든 일은 없더라. 생각이 가장 두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험을 포기했더라면 또 다른 궤도에서 다른 인생을 살고 있겠지만 아마 ’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 ‘라는 깨달음은 모르고 살았을 것 같다.
40이 되고 보니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저절로 눈에 보인다. 예전의 짧은 경험 하나를 모든 것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는 사람, 해보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 그리고 그 이유를 합리화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틀 안에 가둬두고 결코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보인다.
혹여나 나 역시도 가지고 있을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보고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해 보고, 배워보고,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또 다양한 모습을 접해보면 재미도 있다.
책이나 영상으로 보기만 한 사람, 해보려고 생각은 했지만 해보지 않았던 사람, 그것을 행동으로 한 사람
누구나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고, 시간이 없었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이라도 “해”보면, 내가 나의 가능성을 몸으로 느끼고, 그것이 발돋움되어 결국 일이 잘 풀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동안 지금까지 본인이 해온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떠올려 보자.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해냈을 것이다. 그리고 2024년에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했으니 당신도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