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나'를 알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존심이 낮아질 거야.

by 육십사 메가헤르츠


지난 편 연재의 ‘제9화 무한 도전’을 이루기 위해서,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려가는 젊은 열정과 문어발식 관심사는 이제 접어두어야 했다.


온전한 어른의 나이인 40대가 됐으니, 이제부터 계획과 전략을 통해 성공으로 달려가려면 제일 먼저 ’ 지피지기 백전백승‘의 마인드로시 작해야 했다. 아니, 그 전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겠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기준치가 매우 높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들어서야 알게 됐다. 웬만한 일로는 충분한 만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정도면 좋아. 잘했어! '라는 생각은 잘 안 해본 것 같다. '이 정도로 될까? 더 잘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더 자주 했다. 이러한 반복을 통해 나 자신이 부족해 보이고, 노력하다 지치는 일상이 반복되기도 했다.


그럼 나 자신에 만족을 못하니 자존감도 낮은 것은 아닐까?


말 나온 김에 자존감 테스트, 성격유형검사 등을 해봤다. 테스트마다 상반된 결과를 가져와 신뢰가 급속도로 떨어졌지만,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


주체가 남이 아닌 ‘나’로 시작되는 자존감이 낮다면,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올릴 수 있을까? Chat GPT는 알고 있을 것 같아 물어봤다.(광고 아닙니다.)

영어버전과 한글버전


나의 가치, 강점, 현실적 목표, 자기 연민, 작은 성취... 너무 광범위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요청했다.


자존감 높이는 구체적 방법(좌), 강점을 찾는 방법(우)


반복적으로 나오는 단어는 '강점, 작은 목표, 성취, 이해' 정도였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강점을 찾고, 작은 목표를 세운 뒤 달성하면서 성취감을 자주 느끼다 보면 되는 것이다.


이왕 열어둔 Chat GPT에게 강점을 찾는 방법도 물어보고 생각했다.


그럼 내 강점과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정리해 보고, 성취한 일들을 칭찬해 볼까?
그리고 앞으로도 같은 방법으로 해보는 거야.


노트를 열어 2023년을 정리해 봤다. 우왕좌왕 일만 벌이고 아무런 소득도 없었던 것 같은데 막상 리스트를 정리해 보니 용기를 낸 일도 많았고, 잘한 일도 많았다.


또한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적어내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객관적인 시야도 가지게 됐다.




그렇게 '나'를 알아가면서 내가 모르고 있던 나의 성격도 발견됐다. 내가 '민감형'이었다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살짝 새어 나왔다.


'중요한 일이 생기면 그 일을 생각하고, 계획하느라 조급함이 있는 줄은 알았는데 내가 민감형 사람이라 그랬구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다른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일이 무의식 중에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데,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삶의 주체가 '남'에서부터 벗어나 '나'가 되기 위해서 사람들은 아니, 나는 어쩌면 경주마의 '차안대'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눈 뒷부분에 부착해 좌우 시야를 차단하고 앞(나)만 보고 달리는 기구 말이다. 뒤나 옆의 다른 말(남)이 따라붙더라도 불안감 없이, 조급함 없이 잘 달려 나가기 위해서.


그것이 눈 감고, 귀 닫고 달리는 독단적인 마인드가 아닌 소통하면서도 내 자존감과 목표를 향한 하나의 수단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는 의식적으로라도 나를 생각하고, 사랑하면서 미래를 살아가야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토닥이는 일만이 아닌 나를 공감하고 토닥이는 연습. 그렇게 나를 인정하고, 다독여가며 다시 새로운 일에 도전을 시작해볼까 한다.


그동안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식상하지만 식상하지 않은 이야기 'Super Cliche'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keyword
이전 09화무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