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두 번째 #일자리 찾기
첫 번째로 근무한 카페 FOH(Front of the house)가 4개월 만에 끝났다. 주변 신경 쓸 거 없다지만 너무 쪽팔린다.
뉴질랜드는 정규직이라 설명할 수 있는 Full-time, 아르바이트라 표현할 수 있는 Part-time, 업장과 직원이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출근하는 Casual 근무가 있다.
나는 카페에서 Casual로 계약해 일하고 있었는데, 주 4일 근무하던 일정이 점점 줄더니 어느새 주 1일을 출근하고 있었다. 사장님은 한 명인 바리스타가 너무 힘들어해서 교대근무를 해줄 All-around 직원을 뽑았고, 그 친구가 파트타임이라 30시간 이상의 시간을 맞춰주다 보니 내 시간이 빠졌다는 것! 하지만 잘린 것 같은 이 느낌은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 나는 남편과 아이 둘만 데리고 이민 와서 아이들이 있는 평일 오후, 주말, 텀마다 있는 4번의 방학, 애들 아플 때는 근무할 수 없는 Casual 이니까,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4개월 만에 다시 구직을 시작했다!
사실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4개월 동안은 꿈만 같았다. 10년 동안 경력단절이었던 나의 첫 사회생활이기도 했고, 뉴질랜드라는 타국에서 구한 직업이었으니까. 그것도 ABCD밖에 몰랐던 내가 외국인들과 카페에서 대화를 하다니!
아침에 눈뜨면 아이들 아침 먹이고, 도시락 싸주고, 나 흰머리 뽑고, 출근하기 바빴다. 긴장감 100%, 실수도 많이 하고, 좌절도 많이 하고, 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구박받았다. 그래도 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활력에 기분이 좋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이쯤 되면 내 나이가 궁금할 텐데,
나는 올해 마흔이 됐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의 그 나이. 그런데 유혹에도 흔들리고, 감정은 매일 소용돌이치는듯하다.
그래도 나는 또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오늘도 이력서를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