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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Jul 17. 2023

나는 오늘도 구직 중,,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 #일자리 찾기

첫 번째로 근무한 카페 FOH(Front of the house)가 4개월 만에 끝났다. 주변 신경 쓸 거 없다지만 너무 쪽팔린다.


뉴질랜드는 정규직이라 설명할 수 있는 Full-time, 아르바이트라 표현할 수 있는 Part-time, 업장과 직원이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출근하는 Casual 근무가 있다.


나는 카페에서 Casual로 계약해 일하고 있었는데, 주 4일 근무하던 일정이 점점 줄더니 어느새 주 1일을 출근하고 있었다. 사장님은 한 명인 바리스타가 너무 힘들어해서 교대근무를 해줄 All-around 직원을 뽑았고, 그 친구가 파트타임이라 30시간 이상의 시간을 맞춰주다 보니 내 시간이 빠졌다는 것! 하지만 잘린 것 같은 이 느낌은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외국인 바리스타가 한글을 배워와서 그린 라테 아트


그래... 나는 남편과 아이 둘만 데리고 이민 와서 아이들이 있는 평일 오후, 주말, 텀마다 있는 4번의 방학, 애들 아플 때는 근무할 수 없는 Casual 이니까,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4개월 만에 다시 구직을 시작했다!


사실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4개월 동안은 꿈만 같았다. 10년 동안 경력단절이었던 나의 첫 사회생활이기도 했고, 뉴질랜드라는 타국에서 구한 직업이었으니까. 그것도 ABCD밖에 몰랐던 내가 외국인들과 카페에서 대화를 하다니!


아침에 눈뜨면 아이들 아침 먹이고, 도시락 싸주고, 나 흰머리 뽑고, 출근하기 바빴다. 긴장감 100%, 실수도 많이 하고, 좌절도 많이 하고, 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구박받았다. 그래도 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활력에 기분이 좋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이쯤 되면 내 나이가 궁금할 텐데,

나는 올해 마흔이 됐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의 그 나이. 그런데 유혹에도 흔들리고, 감정은 매일 소용돌이치는듯하다.


그래도 나는 또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오늘도 이력서를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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