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장점들
여러 가지 단점이 있음에도 내가 이곳에 계속 머무르는 이유는 그에 못지않은 장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몇 가지만 소개해 본다.
청명함과 깨끗함
뉴질랜드는 알려진 것처럼 하늘이 정말 맑다. 공기도 깨끗하고 맑아서 저 멀리 집들, 나무들, 무지개도 자주 보인다. 시야가 넓다는 것이 언제나 좋았는데, 3년 만에 방문한 한국 안경점에서 시력이 좋아졌다며 렌즈를 다시 맞추자고 하는 신기한 일도 있었다. 단, 한여름에는 너무 눈이 부셔서 선글라스를 꼭 착용해야 한다.
자유로운 편안함
밖에 나가보면 개개인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한 겨울에도 스포츠 브라만 입고 운동하는 사람, 반바지 입은 사람, 맨발로 다니는 사람, 패딩입은 사람, 다양한 패션을 볼 수 있다. 빨강, 노랑 등의 다양한 컬러의 자동차도 많다. 사는 집 모양도 다 다르고, 교육관도 모두 다르다. 모든 게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주관적인 판단과 선택이기 때문에 자유롭고, 자유로워서 편안하다.
친절한 사람들
길을 걷다가 마주치면 언제나 인사하는 사람들. 처음에는 '내가 아는 사람인가? 왜 갑자기 나한테 인사를 했지?' 하며 낯설어했었다. 하지만 키위들은 눈만 마주치면 웃고, 인사하고, 스몰토크도 잘한다.
예전 남편 차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길에서 고친 적이 있었는데 지나가던 많은 키위들이 '너 괜찮니?', '도와줄까?',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해!' 하며 관심과 친절함을 보여줬던 일이 있었다.
어느 날은 아장아장 걷던 둘째가 열린 창문으로 가출(?)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 아이를 발견한 한 아저씨가 아이를 안고 데려다주었던 적이 있었다. 너무 놀라서 정신없어하는 나도 달래주고, 너무 감사했다.
살다 보면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는다.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 기억에 남을만한 안 좋은 일은 없었다. 항상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있었는데 그 경계의 벽이 조금씩 낮아지는 느낌이다.
동물에 진심인 나라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정말 많은 비용이 든다던데 대형 개들이 진짜 많다. 내가 아는 지인은 개가 몸이 안 좋아 보여 병원진료를 봤는데 NZ$300(한화 약 25만 원)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약 비용, 장례 비용 등도 비싸다고 했다. 다른 지인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해외에 자주 나가는데 그때마다 데리고 가는 것도 걱정, 맡기고 가는 것도 걱정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들.
바닷가에 가면 정말 큰 개들이 바다에도 들어가고, 공도 물어오고, 모래사장을 전력질주하며 뛰어다닌다. 정말 신이 나 보인다. 그러다 근처로 사람들이 지나가면(사람이 별로 없어 서로에게 가깝게 갈 일도 없지만,) 목줄을 메거나 앉혀서 기다리게 한 다음 사람들이 지나가면 다시 뛰어논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다.
어느 나라든, 어느 곳이든, 사는 환경만 다를 뿐 장.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 부부는 이곳의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다.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