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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Aug 27. 2018

나는 오늘 은행으로 쇼핑 간다.

실패만으론 배울 수 없다. 돈 관리 성공 DNA 만들어야  

오랜만에 백화점에 갔다.

옷도 신발도 많은데 무엇이 좋은 지, 무엇이 어울리는지를 몰라 이리저리 헤맸다. 기껏 간 곳이 매대에 널린 옷이나, 세일한다는 곳에 줄 서 있는 구두 몇 개 만지작거리다 싼 옷 하나 사들고 왔는데 아마 입지 않을 것 같다.

 

언젠가 Coffee shop에 갔을 때의 일이다.

직원이 뭐라 뭐라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었다. 우물쭈물하다가 눈에 익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는데 또 뭐라고 뭐라고 한다. 순간 당황하며 죄송하지만 다시 한번 말씀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귀를 쫑긋 세우며 들었더니 종이컵에 줄까? 커피잔에 줄까? 였다.

피식~~~ 그게 뭐라고......

커피 하나 사 먹는데 이렇게 긴장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난 지금도 사무실에서 믹스커피만 줄기차게 먹는다. 꼭 가야 할 때면 동행자에게 카드를 주며 부탁을 한다. 네가 주문하라고......    


얼마 전 지인이 샌드위치 가게를 열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축하의 뜻을 표하고자 우리 직원들이 먹을 샌드위치를 사러 매장을 찾았다. 지인인 사장님은 없고 직원들만 있었는데 7~8명쯤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바쁜데......’라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다 보니 내 차례가 되었다.

“샌드위치 12개 주세요.”라며 한 마디 덧붙였다. “빨리요.”라고. 그랬더니 직원이 하는 말 “어떻게 해드릴까요?”였다.

‘그게 뭔 말? 샌드위치 12개 주문했는데 뭘 어떻게? 그걸 왜 나에게 물어?’라고 생각하며 분위기를 보니 내가 알던 샌드위치 가게는 아니었다. 이 것 저 것 많은 종류를 먹고 싶은 대로 골라야 했다.

뭐가 맛있는지 잘 모르는데...... 직원들의 취향도 모르고.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고, 직원에게 부탁했다. 샌드위치 12개 사다 달라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공감할 수도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현실이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난 은행에서는 상품을 너무도 잘 고른답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웬만한 말 다 알아듣고, 나에게 어울리는 상품인지 아닌지 알고,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서 나에게 최적화된 멋진 상품을 만들어 낼지를 안다.

자랑을 하자면 난 은행에서 제대로 된 쇼핑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은행 직원이 당연한 것 아냐?"라고.   

대답은 "No"이다. 상품 모르는 은행 직원도 있다.  매일같이 돈을 만지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맡은 업무 외에는 잘 모를 수 있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옷을 잘 고르듯, 최선의 자동차를 선택하듯, 맛있는 음식을 고르듯,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재산관리 방법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얼마나 잘 이용할 수 있나?

돈 쓰는 쇼핑 위한 시간을 쪼개 듯, 재산관리를 위한 시간은 얼마나 쪼갰는가?

혹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하듯, 은행 아이쇼핑을 해본 적 있는가?


제안을 해 본다.


짬을 내어 다양한 금융기관 쇼핑을 권유한다. 요즘 은행에는 고객이 잘 오지 않아 그리 번잡하지 않다. 한 번, 두 번, 세 번, 방문하다 보면 방문 횟수에 따라 보이는 것이 늘어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용어를 알아듣는 것인데, 혹 은행원이 하는 말 중에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꼭 되물어야 한다. 무슨 말인지.

사실 별 말 아니다. 지식도 아니다. 그냥 은행에서 통용되는 말일뿐. 내가 Coffee shop에서 별 말 아닌 것을 못 알아 들었듯.

잘 모르는 말을 사용하는 은행 직원이 있으면 쉬운 말을 써달라고 얘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말을 들은 직원의 표정이 좋지 않거나, 계속 모르는 단어를 사용하면 상담 중이라도 양해의 말을 구하고 다른 직원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그 직원은 업무를 잘 모르거나 고객의 가치를 모를 가능성이 높아 상담을 받는 분에게 도움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덧 붙이자면 법률용어 또한 마찬가지. 뜻을 알고는 한참 웃을 때가 많다. 이것도 지식이라고......

세종대왕이 왜 한글을 창시했겠는가?  그래서 그분은 역사에 길이 남는 분이 되셨다.   


은행에도 계절상품이 있다. 백화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판매 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는 상품들을 때가 되면 홍보한다. 이럴 땐 푸짐한 선물을 받을 수 도 있고,  당첨확률이 높은 이벤트도 있다.

예를 들자면 근로자가 연말정산 시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은 10월에서 12월에, 개인사업자들이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은 4월과 5월에, 5월엔 어린이 대상 금융상품, 여름휴가철이 되면 환전 이벤트도 이어진다. 운이 좋을 땐 상품을 가입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에 어플만 깔아도 대상이 된다.

    

가끔은 반짝 세일 상품도 있다.

개인사업자나 기업에게 낮은 이자나 보증을 서주는 대출상품도 있는데, 신용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재단 등에서 대출보증을 해준다거나, 각 정부에서 이자를 일부 지원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항상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빠른 정보 습득이 중요하다. 정보제공을 해 줄 은행 직원을 친구로 둘 필요도 있다.


이렇듯 은행을 자주 방문하면, 백화점에서 세일 기간에 맞추어 물건을 사듯, 은행에서도 대접받아가며 유용한 상품을 가입할 수 있다. 가입하지 않더라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경우도 있다. 일명 비싼 명품이지만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상품 구입이다.

상품 자체는 명품이지만 수수료가 비쌀 수 있고, 잘 못 가입하면 백화점에서 명품을 사긴 했는데 입고 나갈 곳도 없고 장롱 속에만 있다가 결국 유행이 지난 명품 같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금융 상품도 있다.

경제적으로 부양할 사람이 없는데도 가입한 종신보험이 그 예이다.

   

금융 상품가입도 연습이 필요하다. 실패할 때도 있고 성공할 때도 있다. 공부도 해보고, 컨설팅도 받아보고, 성공사례 실패사례도 들어봐야 한다. 어떤 이는 미국 달러를 사서 돈을 벌었는데, 누구는 브라질 국채를 사서 돈을 벌었단다. 그런데 돈을 번 것만 본다. 언제 어떻게 샀는지를 봐야 할 텐데......       

꼭 적금이 필요하거나 목돈을 예치할 때만 은행에 갈 것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이 은행, 저 은행에 쇼핑을 해 봄이 어떨까?

백화점에서 즐겁게 쇼핑하듯, Coffee shop이나 샌드위치 가게에서 취향에 맞는 주문을 잘 하듯, 은행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게 자주 가 보자!  off line 지점을 가기가 힘들다면 스마트뱅킹이나 인터넷뱅킹 같은  전자금융을 통한 쇼핑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차이는 있다. 쉽지 않더라도 off line 지점 방문과 전자금융을 함께 경험하기를 추천한다.


백화점, 아웃렛, 전통시장, 슈퍼마켓이 다르 듯

은행,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우체국, 증권회사, 보험회사가 다르고,

같은 종류의 은행, 증권회사, 2 금융권이라도

금리, 취급상품, 회사마다 특기가 다르다.


여기저기 자주 가보아야 한다. 그래야 반짝 특판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예금자보호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어디서 몽골은행 투자상품을 판매하는지, 10년제 비과세 저축상품을 은행에서 가입하는 게 나은지 보험회사 설계사를 통하는 것이 나은지, 치아보험을 어디서 어떻게 가입할지, 어디서 골드바를 구입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충동구매이다.

잘 모르고 가입하거나, 내 인생설계와 맞지 않은 상품 가입은 조심해야 한다. 어쩌면 필요할 때 돈을 못 찾거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으로만 보는 정보사회를 공부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문은 나에게 써먹을  수 있어야 가치가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교육까지 단계를 밟아야 할 지식이 있고, 인터넷에서 빨리 구해야 하는 정보가 있다. 금융공부도 처음엔 띄엄띄엄 이것저것 공부하다 보면 언제가 융합을 통한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기가 오는 법.

단번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세상 어디에 있으랴!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은행으로 쇼핑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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