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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an 09. 2019

잊을 수 없는 황당한 사건들  


사람 사는 곳 다 마찬가지다. 완벽한 사람 없으니 완벽한 사회 없고 완벽한 나라 없다. 세계 부자들이 사는 뉴욕에 사니 천국에서 산다고 오해한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어이없는 슬픈 사건들이 많아서 충격을 받았고 그때마다 무척 당황스럽기만 했다. 


#1. 경찰 출동 소동 


플러싱으로 이사 온 후 아래층 노인 부부가 위층에 사는 우리 가족이 소란하다고 불평을 하는데  참 어이가 없다. 어린아이 키우는 집도 아니고, 과거처럼 매일 악기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TV 방송을 본 것도 아니고, 난 거의 매일 맨해튼에 가서 밤늦게 돌아와 글을 쓰고, 집에서 지낸 동안 글쓰기 하는데 소란하다고 불평한다. 어느 날 아래층 노인이 아파트 문을 쾅쾅 두드려 놀라서 내려갔는데 우리 가족이 소란을 피우니 경찰을 부른다고 했다. 롱아일랜드 부잣집 자녀들은 파티하니 주인이 너무 소란해 피곤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우리 집과 거리가 먼 이야기다. 할아버지가 경찰 부른다고 말하고 나서 며칠 지난 후 경찰이 찾아와 쾅쾅쾅 노크를 했다. 놀라 나무 계단을 내려가니 내게 "경찰 불렀어요?" "아니요." "이상하네, 경찰 불러왔는데..."하고 떠났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고 자주자주 일어난다. 2년 전인가 새해 첫날 아들은 친구 만나러 가고 나 혼자 집에 있는데 경찰차 5대가 집 앞에 주차를 하고 아파트 문을 쾅쾅쾅 두드려 놀랐다. 누가 새해 첫날부터 경찰이 집에 찾아온 거 즐기겠어? 



#2.  우체부 데빗 카드 훔치다


어느 날 아이디 없는 곳에서 전화가 걸려와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받았는데 뉴욕 경찰이라고 하니 얼마나 놀랐겠어. 경찰이 왜 전화를 한 거야. 당장 경찰서로 오라는 거야. 놀라서 샤워만 하고 경찰서에 갔어. 그런데 놀랍게 우체부가 나의 데빗카드를 훔쳤다고 말하니 깜짝 놀랐다. 매일 맨해튼에 가서 밤늦게 돌아오곤 하니 은행에 새로 신청한 데빗 카드를 깜박 잊고 있었다. 세상에 우체부가 그러면 어떡하니? 남의 우편물 훔쳐 부자 되나. 경찰은 새로운 데빗 카드를 주문하라고 말했지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남의 우편물 훔치면 죄가 크다고 하던데 우체부가 범죄를 저질렀다.



#3. 신용 카드 사고


뉴욕은 집을 구하려면 신용 카드 점수가 필요하다. 아파트별로 다르지만 점수가 높아야 해. 뉴욕 아파트 구하기 너무 어렵다. 1년 수입, 신용 카드 점수, 사회보장 번호, 뉴욕 아이디(ID), 등 요구한 게 너무 많고 주인에게 결정권이 있다. 아파트가 마음에 들어도 주인이 안 주면 할 수 없다. 렌트비는 하늘처럼 비싼데 마음에 든 아파트는 없고 1년 가까이 뉴욕시 여기저기 답사하다 어렵게 지금 살고 있는 오두막 아파트를 구했다. 맨해튼에 갈 때 3-5회 환승한다.


암튼 아파트 구할 시 신용 카드 점수를 요구한다. 온라인 광고 보고  마침 마음에 든 아파트가 있어서 계약하려고 하니 거기서 내 신용 카드 점수를 찾아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광고에 올려진 아파트 사진이 너무 멋져 뉴욕에 이리 좋은 아파트가 저렴하네 했는데 유령 아파트였어. 엉뚱한 아파트 사진만 올려두고 내 신용 카드에서 매달 수 십 불 가져갔다. 몇 달 흐른 후 신용 카드 고지서를 보고 매달 일정 금액 가져간 것을 발견해 바로 전화를 걸어서 무슨 금액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내가 쓴 금액이라고. 뭐. 난 그런 적 없어. 당장 돌려주지 않으면 법정에 소송할 거라고 고함을 쳤다. 화가 나니 소송할 거라 했는데 상대편이 놀라서 내게 수 백 불을 돌려주었다. 



#4.  럭셔리 외투 사고


뉴욕 추위가 공포다. 한국에서 추위가 뭔지 깨닫지 못했어. 우리 가족의 첫 정착지 롱아일랜드 딕스 힐에서 제리코로 이사한 것도 추위 때문이다. 집주인이 난방을 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너무너무 추워 주인에게 말하니 "다른 사람도 그렇게 살아요."라고 말했다. 뉴욕 법은 실내 온도가 70도. 그때 우리 집 방에 있는 작은 전기난로 온도가 64도 정도. 몇 차례 주인에게 말하니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저기 난로 온도계 좀 보세요, 70도가 안돼요. 너무 추워요"라 하니 주인은 "당신이 전기난로 온도를 고정시켰어요"라고 하니 참 어이가 없었다. 학교 수업 시간에 제출할 리포트 프린트하는데 종이가 따뜻했다. 주인과 한바탕 소동을 피우고 제리코로 이사를 했다. 두 자녀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하니 맨해튼 가까운 플러싱으로 이사 왔다.


그러던 어느 해 겨울 너무너무 추워 창고에 둔 럭셔리 외투 꺼내 입고 맨해튼에 갔다. 딸은 엄마에게 그 외투 입으면 위험하다고 자주 말했지만 그해 겨울 너무 추워 입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가져왔지만 그해 처음으로 입었는데 사고가 났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럭셔리 외투가 칼로 찢어져 구멍이 나 있었다. 다른 럭셔리 외투 역시 찢어져 놀랐다. 러시아 작가 고골리의 <외투>가 생각났어. 



#5. 이상한 전화들 


가끔 이상한 전화들이 걸려와. 심지어 미국 국세청이라고 전화가 걸려와. 당신 애플 아이디가 문제 있다고 걸려와. 또, 수 십만 불-수 백만 불이 내 은행 계좌로 이체된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누가 내게 그 많은 돈을 공짜로 보내주겠어. 내 사회보장 번호(Social Security number)를 알려고 수작을 부린다. 맨해튼 로컬 무료 정보지를 읽으면 노인들이 자주 그런 사태에 휘말려 은행 계좌에 든 수 만불을 날린 적이 있어서 소동을 피웠다는 내용이 있었다. 



#6. 로체스터 공항 소동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뉴욕 음악 축제 NYSSMA -All State에 참가했는데 Upstate New York 로체스터 이스트만 홀에 열렸는데 아들은 두 번 그곳에 갔는데 대개 학부모가 함께 동반하는데 난 여행 경비도 부담스럽고 공부하는 중이라 명성 높은 이스트만 홀에 가고 싶은 마음이 어찌 없겠냐만 첫해 가지 않았는데 나중 알고 보니 특별 축제라 제리코 고등학교에서 여행 경비를 도와주고 호텔과 항공료 값을 우선 내가 지불하고 나중 돌려받는다고 하니 아들이 연주하는 공연을 보러 로체스터에 갔다. 특별한 음악 축제라 딸 경비는 내가 부담하고 함께 방문했는데 축제 끝나고 뉴욕 돌아올 시 로체스터 공항 이용했는데 직원이 딸 여행 가방을 부서 버렸다. 세상에~ 여행 다니면서 처음 발생한 사건이다. 트렁크 안을 열려고 하는데 열리지 않아 부숴버렸다고 말하는 공항 직원. 여행 트렁크에 뭐가 들어있다고 부숴. 가방 안에 특별한 거 없는데 미안했는지 다른 헌 트렁크를 줬지만 가장 아끼던 트렁크는 부서져 속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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