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첼시 가고시안 갤러리/리처드 세라 전시회 리셉션

by 김지수

9월 17일 화요일


청명한 가을날 아침 글쓰기를 하고 아들과 함께 조깅을 하러 갔다. 눈부신 파란 하늘만 봐도 행복이 밀려오는 아침.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가을날이었다.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400미터 트랙을 몇 바퀴 돌다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밀린 글쓰기를 하고 평소보다 약 1시간 정도 빨리 집에서 출발해 맨해튼에 빨리 도착할 거라 예상하며 즐거웠는데 집에서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역까지 도로가 정체되어 시간은 멀리 달아나버렸다. 시내버스 안에서 시간과 뮤지엄과 북 카페에서 시간은 왜 다를까. 승객 많은 시내버스에 탑승하는 시간은 왠지 시간을 허비한 느낌이 든다. 빨리 집에서 출발했지만 맨해튼에 도착한 시간은 비슷비슷했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도착 아지트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는데 손님들이 얼마나 많던지 소란스러운 시장 분위기였다. 세상이 소란하니 혼자 조용히 휴식을 할 수 있는 곳이 좋다.


청명한 가을날이라 센트럴파크에 가려다 멀리서 공원 입구만 바라봤다. 여름 햇살은 오래 머물다 떠나지만 가을 햇살은 오래 머물지 않고 금세 빛이 바래간다. 그래서 여름이 좋은가. 내가 센트럴파크에 갈까 망설이는 순간 가을 햇살이 저만치 떠나고 있었다.


화요일 오후 첼시 갤러리에 방문했다. 7호선 지하철 종점역 허드슨 야드에 내려 뉴욕 명소 하이 라인을 걸으면서 야생화 향기도 맡으며 가을바람맞으며 천천히 거닐다 계단을 통해 내려 첼시 갤러리에 갔다. 저녁 6시 무렵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현대 미술의 거장이라 알려진 리처드 세라 리셉션이 열릴 예정. 그곳에 가기 전 몇몇 갤러리를 방문했다.


컨템퍼러리 아트 전시회를 볼 수 있는 첼시 갤러리에 몇몇 방문객들이 전시회를 구경하고 있었다. 낯선 중년 여자는 내게도 눈인사를 하며 반갑다고 하며 "멋진 작품이지요."라고 말도 하고 떠났는데 다른 갤러리에서도 그녀를 자주 만났다. 그때마다 서로 눈인사를 했다.



Richard Serra

Reverse Curve


September 17, 2019–February 1, 2020
West 21st Street,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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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osian/522 W 21st St, New York, NY 10011



저녁 6시경 가고시안 갤러리에 도착했다. 세계적인 아트 딜러 가고시안이 운영하는 거물급 갤러리 리셉션에 방문객들이 많았다. 세계 미술 시장을 주무르는 거물급 가고시안 딜러와 현대 미술의 거장이라 불린 리처드 세라의 만남. 어떻게 리처드 세라는 가고시안 소속 작가가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1938년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작가는 영문학을 전공했는데 나중 예일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어떤 작품일지 궁금했는데 작품 이해는 역시나 어려웠다.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 미술을 보며 내게 물음표를 던졌다. 철로 만든 거대한 작품을 어떻게 첼시 갤러리로 옮겼지라고. 내 머릿속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작품 이해는 어려웠지만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했던 리처드 세라 전시회. 젊은 시절 먹고살기 위해서 제철소에서 일했던 그는 거대한 철판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


첼시 갤러리에 방문하기 전 맨해튼 미드타운 록펠러 플라자 근처를 거닐며 크리스티 경매장도 지나치고 채널 가든도 지나치고 명품 매장 가득한 5번가를 거닐었다. 맨해튼 거리 화단에서 국화꽃을 보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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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5번가 성 패트릭 성당



성 패트릭 성당에 들어가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고 나와 북 카페에 가서 잠시 휴식을 하고 첼시 갤러리에 가기 위해 브라이언트 파크 지하철역으로 갔다. "모든 거 다 잃고 희망과 미소를 잃지 않았다."는 홈리스는 열심히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맨해튼에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오는 길 한인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김치, 두부, 상치, 생선과 고구마 등을 구입했다. 가을 간식으로는 고구마가 좋다. 지난여름 맛있게 먹은 복숭아는 제철이 아닌지 맛도 달랐다. 집 근처 마트에서 파는 복숭아가 파운드당 99센트 하니 저렴해 자주 사 먹었는데 며칠 전 사온 복숭아는 썩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썩은 복숭아를 사고, 무거운 복숭아를 들고 집에 오고, 먹지 못하고 버리고, 날파리까지 가득하니 괜히 복숭아를 샀어. 잊기 어려운 나의 실수였다.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늦은 밤 90일 동안 세계 여행을 한 신혼부부 총경비가 1천만 원(부부 한 달 여행 경비/신혼여행은 아님) 들었다는 내용을 읽었다. 항공료와 숙식을 포함해 천만 원 경비를 지출했다면 얼마나 아끼며 살았을까. 물론 여행 경비가 전부는 아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중요하다. 90일 동안 뉴욕, 멕시코 칸쿤과 서부 로스앤젤레스에 머문 것으로 안다. 뉴욕에 한 달 동안 머물며 첼시 마켓에 가서 랍스터 먹고, 쉑쉑 버거 먹고, 메트 뮤지엄에 가고, 센트럴파크에 산책하러 가고, 플러싱 맛집에도 가고 등. 여행 경비를 줄이기 위해 브루클린에서 머물렀다고.


뉴욕은 거리에서 사 먹는 할랄 음식도 1인분에 9불. 그러니 하루 식사비가 30불 정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려면 훨씬 더 비싸고. 거기에 팁과 세금을 합하니 더 비싸고. 뮤지컬 한 편 보려면 세일한 것 구해도 최소 60-70불. 평균 120-150불. 그러니 뉴욕 여행은 미리 생각하지 않으면 많은 경비가 지출할 수밖에 없다.


뉴욕 럭셔리 호텔은 하룻밤 숙박비는 600불이 넘고 세금을 합하면 훨씬 더 비싸고, 뉴욕의 비싼 레스토랑 식사비는 한 끼에 수 백 불 하고 뮤지컬 역시 100불이 넘고. 만약 400불짜리 오페라 티켓을 구입해 오페라를 본다면 두 사람 식사비 합하면 하룻밤에 1000불 쓰기는 아무것도 아닌 도시. 귀족과 서민의 삶이 극과 극으로 나뉜 뉴욕. 거리에서 구걸하는 홈리스는 또 얼마나 많은지. 지하철을 타면 내게도 돈을 달라고 외치는 홈리스를 만난다.


여행 경비도 천차만별이다. 1주일 하와이 여행 경비가 1천만 원, 어떤 사람은 2천만 원. 어떤 가족 4명 미국 동부 한 달 여형 경비가 2천만 원이라고 하니 무슨 2천만 원이라고 하면서 훨씬 더 많이 든다고. 한국도 빈부차가 심해 여행 경비도 개인차가 아주 크지만 요즘 평균 한 달 해외여행 경비를 1인 기준으로 약 5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화요일 18628보를 걸었다. 글쓰기 하고, 운동하고, 식사 준비하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가고, 첼시 갤러리와 북 카페에 가고 플러싱 한인 마트에 장을 보러 가고 등. 또 코미디 같은 뉴스도 읽었다. 꽤 분주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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