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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오픈 하우스와 가먼트 디스트릭트 아트 축제

by 김지수


10월 19일 토요일


매년 10월에 열리는 오픈 하우스 Open House(10.18-20) 축제가 있다. 뉴욕시 건축물 개방 축제다. 미국의 대표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것도 바로 이 축제였다. 매일 많은 행사가 열리지만 예약도 해야 하고 스케줄도 확인해야 하니 축제를 보려면 열정이 필요하다. 보고 싶은 모든 빌딩을 다 볼 수도 없고 미리 예약도 하지 않아서 마음을 비우고 소호 Center for Italian Modern Art와 그리니치 빌리지 The Renee & Chaim Gross Foundation 두 곳만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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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 Center for Italian Modern Art


마음이 풍요로워지니까 미술 작품은 참 좋다. 낯선 이탈리아 조각가 작품이 전시된 뮤지엄 역시 좋았다. 평소 유료입장이라 가고 싶어도 눈을 감는데 오픈 하우스 축제만 잠시 무료로 개방한다. 딱 그 시간에 맞춰 가야 하니 번거로움이 있다. 평범한 보통 사람을 담은 조각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비너스 같은 몸매가 아닌 조각임에도 참 아름다웠다. 어렵고 힘들게 방문했지만 정말 멋진 선택이었다.


소호 도널드 저드 재단에는 한 달 전인가 토요일 오후 3시 방문할 거라 예약을 했는데 시간이 부족하니 계획을 변경했다. 그곳 역시 평소 오픈하지 않아서 특별한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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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조각 작품을 보고 그리니치 빌리지에 가려는데 갤러리가 있어서 갔는데 이탈리아 작품이었는데 참 좋았다.


두 명의 이탈리아 작가 전시회를 보고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 벤치에 앉아 재즈 음악을 감상하며 잠시 휴식을 했다.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도 보면서. 센트럴파크의 노란 단풍은 11월 초가 지나야 볼 수 있다. 브루클린 식물원 노란 은행나무도 11월이 지나야 볼 수 있다. 노란 은행나무는 고등학교 시절 추억도 생각나게 한다. 교복 입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때는 지금과 세상이 달랐지. 노랗게 물들어 가던 고등학교 교정도 떠오른다. 친구들과 정답게 놀던 그 시절. 지금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친구들 만난 지도 참 오래되었다. 그때는 비슷비슷했는데 세월이 흘러가니 각각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언제 볼 수 있을까. 창가로 비친 풍경 아름다운 카페에 앉아 지난 세월 이야기하면 행복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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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414.jpg?type=w966 그리니치 빌리지 The Renee & Chaim Gross Foundation


잠시 휴식을 하다 The Renee & Chaim Gross Foundation에 찾아갔다. 미국 조각가의 작품이 전시된 곳. 또 수많은 작가들의 페인팅이 벽에 걸려있다. 오픈 하우스 때만 찾아간다. 그림을 보노라면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지. 아주 오래전 창고를 개조해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샤갈, 피카소 등의 화가 작품도 이름도 낯선 작가들 작품도 많다.






IMG_1423.jpg?type=w966 뉴욕 지하철역 거리 음악가 공연 참 좋아.


그 후 그리니치 빌리지 블루노트 재즈 공연장을 지나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거리 음악가 공연을 들었다. 타임 스퀘어 근처 가먼트 디스트릭트 아트 축제에 가는 길이었다. A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내려 하늘 높은 뉴욕 타임스 빌딩도 쳐다보았다. 앞으로 뉴욕 타임스 운명은 어떻게 될까.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10년 후, 20년 후 언론 회사의 운명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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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ment District Arts Festival!(10.17-19)


매년 10월 중순에 열리는 Garment District Arts Festival!(10.17-19)


낯선 작가들 만나 이야기도 듣고 작품도 감상하니 좋기만 하다. 매년 방문하곤 하는 행사. 하필 오픈 하우스랑 스케줄이 겹쳐서 적당히 봐야만 했다. 노르웨이, 프랑스, 페루, 이란, 일본, 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작가들도 만나고 미국 출신 작가들도 만났다. 카네기 홀 근처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 1주일에 한두 번 수업을 듣고 혼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분도 있었다. 83세 할머니 화가 작품도 보았는데 마치 10대가 그린 작품 같아서 놀랐다. 할머니 화가 대신 손녀딸이 스튜디오에 있었다. 혼자서 생활하기도 힘든데 80대 고령에도 어찌 작품 활동을 하는지 놀랍기만 하다. 몇몇 젊은 작가들도 만났지만 연세든 작가들이 더 많았다. 샌드위치도 먹고 복도에 놓여있는 셀프서비스 스타벅스 커피도 마시면서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토요일 오후를 보냈다. 캐나다 출신 레너드 코헨의 <할렐루야> 음악이 흐른 스튜디오도 있었다. 음악과 함께 작품을 보면 더 좋지. 대학 시절 레너드 코헨 노래도 참 좋아했다. 그도 뉴욕과 인연이 깊어서 놀랐다. 영국 브렉시트 영향으로 런던에 있는 수많은 갤러리들이 파리로 옮겨질 거라고 프랑스 출신 화가가 말했다.



축제가 끝날 때까지 더 많이 보고 싶은데 맨해튼에 살지 않아서 타임 스퀘어 지하철역에 갔다. 토요일 아트 축제를 보니 천국 같았지만 지하철은 정상 운행을 하지 않아 지옥 같았다. 7호선이 111가까지만 운행하고 새치기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아서 마치 전쟁터 같았다. 아트 축제를 보러 전쟁터를 다녀왔다. 평소보다 시간도 훨씬 더 많이 걸린다. 그래도 무사히 집에 도착해 늦게 저녁 식사를 준비해 아들과 함께 먹었다. 무척 바쁘고 힘든 하루였지만 멋진 가을날이었다. 아트 축제는 1년 내내 열리지 않아서 가끔은 마법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작가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면 마법의 세상이 펼쳐지고 축제가 끝나면 현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1년을 기다려야 축제를 본다. 목련꽃 피기를 기다리 듯 아트 축제도 기다려본다. 아트 축제도 보고 작가들 만나 이야기를 듣노라면 에너지가 솟는다. 행복한 토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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