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필하모닉_발레리 게르기예프

흐린 가을날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즐거웠다.

by 김지수

10월 25일 금요일


카네기 홀에서 뮌헨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 날. 카네기홀에서 좋아하는 음악가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 경우 찾아오는 음악팬들이 많다.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 소식을 듣는 즐거움도 상당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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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562.jpg?type=w966 뮌헨 필하모닉/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자(사진 중앙)



Munich Philharmonic
Valery Gergiev, Music Director and Conductor
Behzod Abduraimov, Piano


TCHAIKOVSKY Piano Concerto No. 1

BRUCKNER Symphony No.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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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 교향곡 7번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곡이 예뻤지만 금관악기 부분은 연주가 어려운지 아쉬움도 남았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은 오케스트라 연주도 피아니스트 연주도 더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아주 고전적인 피아노 색채였다. 개인적으로 다닐 트리포노프 피아노 색채를 더 좋아한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다양한 소식을 들어서 기뻤다. 음악을 사랑하는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 박사 할아버지를 꽤 오랜만에 뵈었는데 아드님이 일하는 직장이 스페인에서 체코 프라하로 옮겨져 잠시 여행을 다녀오셨다고 말씀하셨다. 아름다운 프라하 정경 사진도 보여주었다. 아드님은 프라하 시내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사는데 큰 방 하나와 욕실 두 개가 있는 아파트가 한 달 약 1100유로(약 1200불). 물가도 저렴해 좋다고 하셨다.


독일 시골 지방 출신 할머니도 만났다. 맨해튼에서 독일어 강사를 하는 백발 할머니는 40년 전인가 이민을 오셔 살고 있다. 내게 오페라와 뉴욕 필하모닉 공연을 최근에 본 적이 있냐고 물으셨다. 타임스퀘어에서 메트 오페라 갈라 행사 시 대형 스크린으로 잠시 보고 오페라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오페라를 보면 좋겠는데 자꾸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또 중국 상하이에서 온 벤자민도 오랜만에 만나 인사를 했다. 메트에서 맥베스 오페라를 봤다고. 입석 좌석표를 구입해서 봤다고 하니 대단한 열정이다. 최근 메트 오페라 러시 티켓 사기가 너무 어려워 그냥 입석표를 구해서 보신다고. 맥베스에 플라시도 도밍고가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메트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도밍고는 성추행 의혹으로 떠나고 말았다. 많은 오페라 가수들이 플라시도 도밍고와 둘이만 있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말도 있었다. 수많은 여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바람둥이는 다 사라지면 좋겠구나.


시월 말 일본으로 떠나는 모자 디자이너도 만났다. 일본에 가서 모자와 그림 전시회를 하니 무척 바쁘단 말을 했다. 지난번 그녀 집에서 만난 중년 여인 소식도 들었다. 그녀 남편이 코마에 걸려 그 후로 연락이 안 된다고 하니 마치 영화와 소설 같다. 누가 알겠는가. 생은 한 치 앞도 모른다.


또, 일본 홋카이도에서 오래전 뉴욕에 온 젊은 남자를 만났다. 음악을 전공한 그가 최근 본 공연에 대해 말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그에게 요즘 경기 어떠하냐고 묻자 '안 좋다'라고 말했다. 브루클린 Gowanus에 사는데 최근 렌트비 인상폭이 너무 커서 추천하지 않는 곳이라고. 모든 게 다 유대인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홋카이도 출신 젊은이 때문에 한인 택시 기사도 생각났다. 플러싱에서 만난 한인 택시 기사에 의하면 플러싱은 중국인들이 집을 사서 공사를 해서 작은 방으로 나눠 세를 주고 돈을 번다고. 그래서 중국인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잠들 공간 없이 살 수는 없고 계속 렌트비가 인상되면 가난한 사람들은 떠나고 누가 남을까. 맨해튼에는 부자와 뉴욕 여행객들의 도시로 변할까. 멋진 공연도 보고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다양한 소식을 들으면 참 좋다. 책을 통해 결코 알 수 없는 세상을 지인들을 통해 알게 된다. 뉴욕에 늦게 온 지각생이 무얼 알겠는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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