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첼시 갤러리

뉴욕의 가을날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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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547.jpg?type=w966 HOPE GANGLOFF


10월 24일 목요일


가을 햇살 아름다운 시월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우연히 코미디언 뒷모습도 보고 지하철을 타고 첼시에 갔다. 목요일 저녁에 열리는 리셉션을 보러 찾아갔는데 그림만 보고 일찍 떠나 집에 돌아왔다. 내 마음은 변덕쟁이. 목요일 저녁 링컨 센터에서 공연을 볼 수도 있는데 그냥 포기하고 돌아왔어. 매주 목요일 저녁 첼시 갤러리가에서 리셉션이 열리기도 하는데 어쩌다 방문하곤 한다.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 쿠퍼 유니언 대학 출신 작가 이름이 멋져서 방문했다. 작가의 이름을 알면 모두 놀랄까. 궁금할까. 그녀의 이름은 HOPE. 첼시 Susan Inglett Gallery에서 HOPE GANGLOFF의 전시회가 11월 30일까지 열린다. 희망 없이 어찌 살겠어. 이름을 '희망'이라 짓다니 재밌다. 그녀의 작품을 보고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맨해튼 미드타운 로버트 인디애나 '희망' 조각품

맨해튼 미드타운에 로버트 인디애나 작품 HOPE도 있다. 희망이 없다면 절망의 늪으로 추락하겠지. 살다 보면 비명을 지르고 싶은 순간이 얼마나 많아.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불청객들 앞에 항복할 때가 참 많다. 때로는 뒤로 물러나고 때로는 앞으로 가고 그렇게 그렇게 천천히 가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지 몰라. 돌아보면 아득한 순간들이 참 많았지. 혼자서 울었지. 울다 울다 울다 뉴욕까지 와버렸네. 하늘이 부르기 전 더 많은 행복을 더 많은 기쁨을 더 많은 즐거움을 누리고 가면 좋겠다. 첼시 The Kitchen에도 가고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등도 가고 지난번 봤던 케냐의 플라밍고도 다시 보고 네브래스카 석양도 다시 봤지. 석양은 어느 곳이다 다 아름답지. 찬란한 석양이 질 무렵 내 마음도 찬란하게 물든다. 국화꽃 향기 가득한 첼시에서 걷다 마더 테레사와 간디를 담은 그라피티도 보았어. 누가 그렸지. 왜 하필 두 사람을 그렸을까. 맨해튼 5번가 성 패트릭 성당에도 마더 테레사의 조각상이 있다. Mother Teresa 조각상 앞에서 촛불을 켜고 기도를 드리곤 한다.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가고 플러싱 가로수도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점점 노랗게 노랗게 물들어 간다. 마음은 가을이라 자꾸 어디로만 떠난다. 버스를 타고 가을 여행 떠나볼까. 하얀 겨울이 오기 전 가을 여행 떠나면 좋겠다. 노란 숲 속을 걷고 싶다. 낙엽 밟으며 명상을 하면서 지난날을 돌아보고 싶구나. 올해는 무얼 하고 보냈을까. 이제 두 달 남짓 남았는데 무얼 할 수 있을까. 가을 향기 담은 긴긴 편지를 써서 그리운 사람에게 보내도 좋겠다. 더 아름다운 날을 위해 더 아름다운 날을 위해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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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첼시를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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