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이 울린다.
10분 전 학부모님께 전화를 했었다.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 메시지를 남겼다.
'어머님 별이 담임입니다. 어머님과 통화가 되지 않아 문자를 남깁니다. 오늘 체육시간에 피구를 하다가 별 이가 얼굴에 공을 맞았습니다. 쓰고 있던 안경에 맞아 별이가 많이 놀랐습니다. 겉으로는 증상이 없어 수업 시간에 안정을 취하고 보건실에 보냈습니다. 보건 선생님께서도 다른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님께서 잘 살펴봐주시고 혹시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보셨으면 합니다.'
통화를 못했기 때문에 전화가 와서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전화를 받았다.
"어머님 별이 담임입니다. 오늘 별이가 체육시간에 공을 맞아서요..."
"선생님 다른 친구들도 이렇게 많이 다치나요? 우리 아이가 혹시 왕따인가요?"
내가 예상한 이야기와는 다른 내용의 말씀을 하셔서 잠깐 당황이 되었다.
"어머님 별이가 왕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왜 우리 아이가 자주 다치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체육 시간에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 것 아닐까요?"
"어머님, 별이는 제가 보기엔 친구와 사이도 좋고 항상 즐거워 보입니다."
"체육 수업은 선생님이 하시나요? 아님 전담 선생님이 하시나요?"
"체육수업은 전담 선생님이 하시지만 이번 주는 제가 체육수업을 진행하였는데 별이는 아주 씩씩하게 친구들과 체육수업을 했습니다. 체육 시간에 별이가 왕따 당하는 것은 못 보았습니다."
"그럼 왜 우리 아이가 이렇게 자주 다치는 걸까요? 혹시 누가 일부러 때리는 것 아닐까요? 선생님, 혹시 가해자 아이의 부모님께는 연락하셨나요? 우리 아이를 때린 가해자의 부모님도 알고 있어야 되는 것 아닌지요?"
순간 깜짝 놀랐다. 체육 수업에 피구를 하다가 친구의 얼굴을 맞추는 경우는 다반사인데 말이다. 피구는 공으로 맞추는 경기이다. 어머님은 피구를 모르시는 걸까? 의심이 가기도 했다. 체육수업에서 경기를 하다가 친구와 부딪히는 경우도 많고 피구에서는 공으로 얼굴을 때리는 경우도 자주 있다. 경기에서의 부상을 가해자라고 표현을 하셔서 깜짝 놀랐다.
"어머님 오늘 별이를 공으로 맞춘 친구는 별이와 친한 친구이고 별이 옆에서 사과를 계속했어요. 수업 마칠 때까지 함께 앉아 있었어요. 저는 가해자라는 생각을 못 해서 그 친구의 부모님께는 연락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어머님께서 원하시면 그 친구 부모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
"선생님, 당연히 가해자 친구의 부모님도 그 아이가 가해자라는 걸 아셔야 하지 않을까요?"
"어머님, 별이가 자주 다쳐서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제가 별이 더 관심 있게 보겠습니다."
수업 시간에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는 부모님의 말씀에 힘이 빠진다. 별이를 체육수업 시간에 수업에 참여를 시켜야 하는 건지? 아님 가만히 앉아만 있으라고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수업 시간에 활동을 하다가 만약 별이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정말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일이 우리 반에서도 벌어질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