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바쁜 금쪽이와 방과 후 공부를 하는 날입니다. 저희 반 친구들을 모두 보내고 바로 시작해야 하는데 우리 금쪽이는 사물함 옆 거울 앞에 붙어서 10분을 보내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금쪽아 우선 알림장부터 쓰자"
금쪽이는 알림장 다섯 문장 적는데 10분 정도가 걸립니다. 지금은 교과보충을 하는 시간인데 알림장 쓰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저만 애가 닳지요. 금쪽이는 하나도 바쁜 게 없습니다.
알림장을 10분 만에 검사를 받고 방과 후 보충 수업 20분이 지나서야 저와 수학 문제 풀이를 시작합니다. 지난 화요일 한 시간 동안 5문제밖에 못 풀어서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나머지 5문제 풀어오기였는데 모두 다 풀어왔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집에서 금쪽이가 나름 열심히 하는 것 같아 대견합니다. 채점을 했더니 5문제 중 4문제나 맞았습니다. 저랑 문제 푸는 것보다 집에서 더 잘해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금쪽이랑 궁합이 '잘 안 맞나?' 생각도 듭니다. 조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금쪽이는 새로운 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저는 국어 시간에 평가한 평가 결과지를 채점해 봅니다. 지금 옆에서 공부하는 금쪽이 것을 첫 번째로 채점을 합니다.
"금쪽아 국어 시험 잘 봤네!. 너 100점이야!"
"선생님 제거 맞아요?"
"그럼"
"선생님 정말이에요. 저 100점 맞은 적이 없어요"
"이번에 금쪽이가 집중해서 잘 풀었네. 점점 잘하네!"
"선생님 국어 시험지 언제 나누어 주실 거예요?"
"아직 2명이 결석해서 시험을 못 봤잖아. 2명 친구가 내일 시험 다 보면 내일 나누어 줄게"
"선생님 그럼 저 그 평가지 사진 찍어 가도 돼요?"
"왜?"
"선생님 저는 100점 맞은 적이 처음이에요. 제 시험지 사진 찍어서 엄마한테 보여주게요"
금쪽이가 사진을 찍습니다. 100점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잘 웃지 않는 친구인데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금쪽이는 다른 친구들이 10분이면 풀어서 제출하는 문제를 40분을 채우고도 반밖에 풀지 못하는 친구입니다. 문제를 풀다가 콧구멍을 파고, 문제를 풀다가 거울을 보고, 문제를 풀다가 멍하게 앉아있기도 합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금쪽이를 위해 시간을 조금 더 여유 있게 했습니다. 금쪽이가 몰라서 못 푸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주의산만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시간을 조금 더 주었더니 문제를 다 풀었고 오늘처럼 성과가 좋게 나왔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금쪽이는 선생님 평가지 언제 주실 거냐고 묻습니다. 오늘 집에 가기 전에 주겠다고 했지만 쉬는 시간마다 묻습니다. 결석한 친구들이 오늘은 등교를 해서 시험을 모두 보았지만 아직 채점을 다 하진 못했습니다. 다음에 나누어 준다고 했더니 금쪽이가 여가 실망한 게 아닙니다. 방과 후 집에 가기 전에 금쪽이를 불렀습니다.
"금쪽아, 너만 하루 더 빨리 평가지 줄게. 부모님 사인 꼭 받아와"
"선생님 고맙습니다"
집에 가는 길이 이렇게 잽쌀 수가 없습니다. 후다닥 교실을 나가는 금쪽이가 아주 새롭습니다.
금쪽이는 이번 기회로 자존감도 오르고, 자신감도 생기고, 긍정적으로 조금 더 변했기를 기대해 봅니다. 잘 웃지 않고, 자신을 티 내지 않고, 친구도 없는 금쪽이는 가라. 아이들은 어떤 계기만 만들어주면 훌쩍 크는 도약점이 있습니다. 우리 금쪽이도 오늘 100점 맞은 이 경험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