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이슬람 여성들
공원 산책을 하다 마주한 것. 생전 처음보는 뜨거운 코코넛이었다. 코코넛들이 김을 모락모락 내뿜고 있었다. 뜨거운 코코넛이라니? 이건 또 어떤 맛일까?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주고 받은 우리는 도전해보기로 했다. 친구들도 타지에서 온 친구와 함께 있으니 거리낌이 없다. 그렇게 우린 뜨거운 코코넛을 처음 먹어보았다.
"앗 뜨거"
"앗 뜨거"
코코넛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앗뜨거'를 연발하는 가운데 우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어떤 맛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뜨거운 코코넛을 시도했다는 자체만으로 우리에겐 즐거움이었다.
가동 나잇마켓이다. 브루나이를 떠나기 전에 이곳에 들려야 진짜 브루나이를 보는거라 했다. 한국의 전통시장과 비슷한 분위기인 이곳엔 형형색색의 음료도 팔고, 과자도 팔고, 다양한 음식과 물건들도 팔았다.
함께 먹어볼 음식을 고르던 중 튀김처럼 보이는 곳에 발길을 멈췄다.
"이게 뭐에요?"
"두리안 파이!"
두리안 파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과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과일. 바로 두리안이다.
아직까지 두리안을 생으로 먹어본 적은 없지만 내나름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을 해온 과일이었다. 그냥 먹기는 두려워 두리안 아이스크림, 두리안 슬러시, 두리안 초콜릿, 두리안 케익까지 시도를 해봤었다. 두리안 파이는 또 처음이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두리안 파이를 보고 있으니 주인이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나는 눈이 똥그래졌다. 브루나이는 영어와 말레이시어가 공용인 나라지만 젊은 사람들이 아니면 대부분 영어를 잘 하진 못한다. 또 다른 호기심이 생겼다. 두리안 파이 이모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과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과일. 바로 두리안이다.
아직까지 두리안을 생으로 제대로 먹어본 적은 없지만 내나름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을 해온 과일이었다. 그냥 먹기는 두려워 두리안 아이스크림, 두리안 슬러시, 두리안 초콜릿, 두리안 케익까지 시도를 해봤었다. 두리안 파이는 또 처음이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두리안 파이를 보고 있으니 주인이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나는 눈이 똥그래졌다. 브루나이는 영어와 말레이시어가 공용인 나라지만 젊은 사람들이 아니면 대부분 영어를 잘 하진 못한다. 또 다른 호기심이 생겼다. 두리안 파이 이모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녀는 영국에서 건축을 전공했다고 한다. 영어가 정말 유창하고 고급스러웠다. 이 여성은 파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주말 나잇마켓에 나와 자신이 만든 파이를 파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아주 밝은 에너지를 가진 분이었다. 내가 쉐르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내가 만난 브루나이 친구들은 대부분 밝고 적극적인 여성들이었다. '이슬람 국가' 하면 떠올리기 쉬운 엄격함이나 권위적인 분위기와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그들에게서 발견한 것은 자유로움과 유쾌함이었다. 하루 다섯 번의 기도를 통해 절제된 삶을 살아가면서도 그들은 자신만의 꿈과 열정을 자유롭게 펼쳐나가고 있었다. 건축가의 꿈을 이룬 뒤, 주말 마켓에 나와 직접 파이 가게를 운영하며 파이에 대한 사랑을 나누는 이 여성처럼, 이곳의 삶은 규율과 자유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브루나이는 이슬람 국가중에서도 국민의 행복을 우선으로 여기는 나라라고 느껴졌다.
절제 속의 자유, 전통 속의 현대성, 브루나이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다양한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이었다. 황금빛 찬란한 모스크 아래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풍요가 아닐까?
뜨거운 코코넛처럼 예상치 못한 경험, 두리안 파이처럼 도전적인 맛, 그리고 건축가에서 파이 장인이 된 여성의 이야기까지. 친구들과 함께한 브루나이의 두 번째 밤은 정말로 다채롭고 인상 깊은 순간들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