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
뜨거웠던 오후의 볕이 지고 해가 서서히 질무렵 우리는 공원으로 향했다.
일요일 저녁라서 그런지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주말 저녁의 공원은 한국 한강공원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조금은 선선해진 이 시간에 사람들은 집밖 공원에 나와 산책을 하고 피크닉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주말이면 가족 연인과 시간을 보내는 여느 보통 사람들이었다. 삶의 모습은 참 비슷하다.
황금궁전 아래에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 보인다.
피크닉 매트를 펼치고 앉은 가족들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저절로 웃음이 났다. 그들의 평온한 일상을 바라보다 문득 기도하는 이슬람 사람들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이슬람 국민들은 하루에 5번 기도를 올린다. 몸과 마음의 청결을 중요하게 여기기에 기도하기 전 얼굴과 손, 발을 정성스럽게 씻는 것부터 시작한다.
기도는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절제된 삶을 살아가는 듯하다. 누군가에겐 이 삶이 조금은 단조로워 보이고 무료해 보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개인을 넘어, 단단한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삶의 방식인 것 같다.
황금의 나라. 황금으로 치장된 궁전 아래에서도 이곳 사람들은 소박한 믿음으로 하루를 채워나간다. 절제가 주는 단단함. 그것은 어쩌면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삶의 방식인지도 모른다. 브루나이의 두 번째 밤, 길 위에서 마주친 그들의 일상이 나에게 작은 깨달음을 주었다. 다시 한번 마음을 먹는다. 아름답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