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영원한 짝사랑, 아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퇴근길 버스 안, 창밖으로 스치는 불빛이 유난히 따뜻해 보이던 날이었다.

선배의 페이스북 글 한 줄이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떠나보내는 것이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두 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결혼해 한 가정의 가장이 된 큰아들,

서울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작은아들.

그들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불러보니

어쩐지 목 끝이 살짝 메었다.


아이들을 키울 땐,

늘 함께 있는 시간이 당연한 줄 알았다.


학교 다녀와 던지던 가방,

“엄마, 배고파” .

,“엄마, 언제와?”

“엄마,"

하고 불러대던 목소리들.

늦은 밤 졸린 눈으로 책상 앞에 앉아 있던 모습들.

그 모든 게 이제는 그리움이 되어

내 마음속 어딘가를 서성인다.



큰아들이 결혼하던 날

식장 문 앞에서 신부의 손을 잡은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제 저 아이는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가는구나.”


그 순간, 축하와 이별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내 손에서 떠난 그 아이의 손이

이제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손이 되었음을 실감했다.


작은아이는 서울로 이사 간 뒤로 자주 보기 어렵다.

“엄마, 요즘 바빠. 주말에 전화할게.”

그 말 뒤엔 늘 짧은 메시지와 ‘하트’ 이모티콘 하나.

그 작은 표시 하나에도 나는 하루 종일 마음이 따뜻해진다.


두 아들은 내게 여전히 세상의 중심이지만

그들에게 나는 이제 주변부의 존재다.

그래서일까, 이 사랑은 늘 일방적이다.


그들의 일상을 궁금해하고

안부를 먼저 묻고

사진 한 장이라도 오면 오래 들여다본다.


이런 마음이 짝사랑이라면,

나는 평생 그 짝사랑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마음 한켠은 이상하게 편안하다.

이제는 알아버렸다.


아이를 향한 사랑이란

붙잡는 게 아니라 믿고 보내는 일이라는 걸.

멀리 있어도 이어져 있는 마음,

그게 엄마와 아들의 인연이라는 걸.


오늘도 버스 창가에 기대어 그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아들들 이름을.”

이름만 불러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게 바로

내가 평생 품고 살아갈

영원한 짝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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