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다른 듯 닮은 너희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큰아들은 A형, 작은아들은 B형.
큰아이는 태음인, 작은아이는 소음인이다.
혈액형도 다르고, 체질도 다르고,
체격도 성격도 서로 달랐다.


큰아이는 체격이 좋고 친구가 많았다.
활달해서 모임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을 금세 받아들였다.


반면 작은아이는 태어날 때는 형보다 체중이 더 나갔지만,
잘 먹지 않고 예민했다.
그래서 살이 잘 붙지 않았다.
성격도 내성적이고, 친구가 많기보다는
마음을 터놓는 친구 한두 명과 깊이 사귀는 편이었다.


두 아이는 성격은 달랐지만,
어릴 적엔 모두 나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던 아이들이었다.


큰아이는 차에 관심이 많아
길을 걷다 차가 지나가면
“저건 무슨 차야? 저건 몇 cc야?” 하며 묻기 바빴고


작은아이는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아
밖에서 본 일들을 하나하나 다 이야기해 주었다.
그 아이들의 말소리를 들으며
나는 늘 하루가 다정하게 끝나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이들의 말수가 줄기 시작했다.


중학생이 되면서부터였다.
학교 이야기를 물어도
“그냥.” “괜찮아.” “됐어.”
짧은 대답만 돌아왔다.


방문은 닫혀 있었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내가 부르면 대답은 하지만,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세상으로 들어갔구나.’


그 세상은 나의 손이 닿지 않는 곳,
하지만 언젠가는 꼭 거쳐야 하는
성장의 통로이기도 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 조용한 시간들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다는 걸.


지금 돌이켜보면
너희들은 참 다르면서도 닮아 있었다.
표현은 달랐지만, 마음속엔 늘 따뜻함이 있었고,
그 따뜻함이 나를 지금까지 살아가게 했다.

수,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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