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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예지 Feb 08. 2021

나도탈존중한다

talk 4. 엄마와 나눈 부모와 자식 간 상호 존중에 관해

엄마와 나눈 대화 1


엄마더 : 니끼있어야지[니것이있어야지]

 : ㅋㅋ

     자식은 부모 것이 아니야

     대니는 대니

     윤경은 윤경

     명순은 명순

     예지는 예지


엄마와 나눈 대화 속, 존중과 탈존중 사이(?)


엄마더 : 내끼안이라[내것이아니냐?]

 : 상호존중의 존재

타인보다는 훨씬 가깝지만

ㅋㅋ

엄마더 : 존중한다

 : 나는 존중을 넘어 존경

합니데이

엄마더 : 나도탈[딸]존중한다




나에겐 토끼 같은 두 마리의 조카가 있다.

소라와 대니얼.

우리는 첫 째를 소라라고 부르지만,

둘째만큼은 '대니 짱'이라고 부른다.


한국 나이로 만 세 살이 된 대니 짱은

요즘 '엄청'이라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옴총' 귀여움을 발산하는 중인지라,

가족 단톡 방에는 매일 같이

세 여자의(외할머니 명순 씨, 둘째 언니, 나)

"조카 사진 좀 내놓으라"는

 아우성이 빗발친다.


오늘도 대니 짱은

카메라 영상 속에서 귀여운 막춤을 선보이며

 세 여자의 애간장을 녹이기에,


"이모 심장은 이미 녹았숴!"

라고 톡을 보냈더니,

엄마에게 개인 톡이 째깍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니.끼.있.어.야.지'


순간,

엄마의 생각에 반기를 들고 싶었다.

엄마, 자식은 부모의 것이 아니야.

부모가 자식의 것이 아닌 것처럼.

누구도 누구의 소유가 될 수 없어.

우리는 개별로 존재하고,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해.


문득, 정색하는 얼굴로

엄마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알아야지!라고

말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울 엄마 명순 씨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내끼안이라"

아암.


"존중한다"

뭐라고요?


나도탈존중한다

에잇, 그럴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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