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댓글 알림이 울렸다. 누군가 최근에 올린 글 세 개에 각각 하나씩, 아주 정성스럽게 써주신 댓글이었다.
글에 대한 칭찬만으로도 감지덕지인데 삶에 대한 칭찬까지 너무 구체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칭찬받을만한 글도 삶도 아닌 거 같은데...
이러이러한 마음을 글에 녹여낸 게 대단하다고 했고, 글이 재미있다고도 했다. 이러이러한 모습을 보니 자식교육도 잘하는 엄마일 거 같다고 했다.
엄청난 걸 녹여내지도 않았고 굉장히 위트 있는 글도 아니었고, 훌륭한 자식교육과는 더더욱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나를 글만 보고 그렇게 치켜세워주었다. 우리 엄마도 나한테 그렇게까진 안 해주는 칭찬을 나한테 해주었다.
글쓰기 책을 읽을 때도 강의를 들을 때도 ‘구체적’으로 쓰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확실히 구체적인 게 좋긴 하네! 칭찬도 이렇게 상세하게 들으니 내 기분도 뭐랄까 구체적으로 쪼개져서 좋았다. 뿌듯했고, 감동스러웠고, 자신감이 생겼고, 다음 글을 쓸 용기도 생기는 거 같았다.
일흔에 가까운 분이었다. 그분의 브런치엔 꾸준히 올려온 글이 있었다. 살아온 인생이 녹아있는 솔직하고 깊은 글들. 구독을 눌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글이 덜 좋았어도 나는 구독을 눌렀을 것이다. 나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주신 분에게 구독자 한 명 증가의 응원을 얹고 싶었다.
얼마 후. 늘 눈팅만 하는 어떤 작가님의 새 글 알림이 떠서 읽으러 갔다. 출간 작가도 아니고 평범한 주부의 일상을 사시는 분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일상 이야기, 자식 이야기, 요가 이야기를 맛깔나게 쓸까 하며 자주 부러워 마지않는 얼굴 모르는 작가님. 그날은 내 마음을 고백하기로 했다. 글쎄 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아마 내가 최근에 받았던 그 댓글 덕분일 거다.
작가님의 팬이라고, 늘 조용히 읽고만 갔는데 오늘은 마음을 남긴다고, 어쩜 이렇게 재미있고 살아있는 글을 쓰시냐고 감탄 잔뜩 담아 댓글을 달았다.
내가 받았던 응원을 흉내 내고 싶었다.
며칠 후 대댓글이 달렸다.
제가... 정말 잘 쓰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작가님의 댓글을 읽으니 마음속에 기쁨이 팡! 팡! 터져요. 아이를 챙기며 주말 내내 정신이 없고 감정이 널 뛰었는데...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브런치에서도 그렇고, 익명의 사람들이 모여 한 달 글쓰기 챌린지를 할 때도 그렇다. 마음 담아 댓글을 쓸 때, 그건 단순한 글자의 나열이 아니다. 예의상 다는 댓글과 대댓글도 아니다. 용기의 전달이다.
브런치에서도, 함께 쓰는 챌린지에서도 글을 읽고 쓰면서 받은 위로와 용기가 참 많다. 누군가 나에게 주고, 나도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전달받은 사람은 또 그 진심을 어느 글에 어떻게 전할지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건 무조건 '좋은 순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