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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단상
07화
치앙마이, 단상 7
숙소검색,한국사람,베란다
by
구슬주
Oct 2. 2022
숙소 검색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숙소 검색에 진심일 때가 많다.
어릴 적에는 저렴한 백패커에 체크인해서
관광지 돌아다니고
저녁에는 클럽이나 바에서 놀다 잠만 자러
갔을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꼼꼼하게 검색한다.
그럼에도 실패할 경우가 꽤 된다.
후기가 없는 곳에 가격도 저렴하고
사진도 그럴싸해서 체크인했다
사진과 많이 다른 방 상태를 보고 기겁한 적이 있다.
환불도 안되고, 바로 예약 사이트에 항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무응답에 후기도
못 적게 막는 사이트의 횡포였다.
그래서 지금은 어차피 취소가 안 된다는 규정이 있으면
그날은 하루 고생한다 생각하고 머문 후에
후기에 낮은 점수를 준다.
복수성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사람들도 이런 거짓말에 속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마음에 들었던 호텔
한국의 여권 파워가 2위라는 기사를 봤다.
가끔 외국 친구들하고 여행할 때 많이 실감하는 편이다.
태국에서도 3개월 동안 무비자로 지낼 수 있는
몇 개 안 되는 국가이기도 하다.
이곳에 온 지 벌써 2개월 하고 절반이 지났다.
이제는 어디든 태국 밖을 나갔다 다시 들어와야 한다.
그러면 저절로 3개월 비자 연장이 되지만,
1년에 180일. 6개월이라는 규정이 있다.
그럼에도 비자를 연장하러 어디를 가는 행위를
visa run 비자 런이라 불리는 그 일을
과감하게 도전해서 270일에서
1년까지 있는 분들도 있지만
재수 없게 잡히면
바로 아무 비행기나 예약해서 나가야 한다.
(재입국 때 기록에 남아서 더 꼼꼼하게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재수 없으면 1번째 비자 런에도 걸린다고는 하는데.
난 제발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베트남 호찌민
뱅기를 구입하고
숙소를
검색하고 있다.
호찌민에서 1년 근무해서 신기한 것도
또 볼 것도 없음에도
치앙마이에서 유일하게
직항이 있어서 선택지가 없었다.
예전에는 치앙마이에서 양곤이나 다른 곳도 많이 갔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다 없어졌다.
그래서 비엣젯으로 호찌민을 끊고 숙소를 보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물가가 태국이 더 비싼 느낌인데
내가 안 간 사이에 많이 올랐나..
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적립하기 때문에
호텔 사이트에서 했었다
그런데.. 호텔은 가격대 비해 룸 상태가 너무 별로였다.
그래서 에어비엔비를 봤다.
예전에 대만에서 한 번 이용했는데
엄마하고 아들이 사는 가정집에
내가 아들 방을 쓰는 듯했다.
(아들이 새벽에 거실 소파에서 자고 있어 미안했다..
돈 내고 잤는데도 미안했던 감정)
그래서 로컬 가족들과 공유하는 곳은 피하고 싶었다.
친절한 분들임에도 난 불편했다.
그러던 중에 큰 정원이 있는 집 한 곳 구석에
지어진 예쁘고 작은 집을 봤다.
고민도 안 하고 연락했는데 내가
3일 머물 예정인데 이미 2일은 예약이 되었다고
1일은 다른 곳에 머물면 안 되겠냐고 했다.
그런데 에어비앤비는 많은 곳이 최소 2,3일 스테이를 원했기에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거기에 많이 외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택시비가
공항에서 3만 원 가까이 나왔다.
그리고 지금도 검색 중이다.
출발 며칠 안 남았는데. 왜 이리 귀찮은지.
뱅기표가 있으니 어찌 되었든 길거리에서 설마 하니 잘까라는 생각도 있고,
자꾸 미루게 된다.
치앙마이에 있으면 마음에 여유와 함께
나태도 같이 오기에 조심해야 한다.
한국 사람
여행을 하다 보면 한국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다.
한국 사람을 반기는 사람도 있고,
일부러 피하는 사람들도 있다.
케바케라서 뭐가 맞다 틀리다 말할 성질이 아닌
개인의 성향이라고 본다.
지금 있는 곳은 진짜 외진 곳인데 한국 교회가 있다.
정말 큰 글씨로 한글로 쓰인 '문화센터'라는
글씨를 봤을 때
순간 눈을 의심했다.
불교국가에서 본 교회가 약간 이질감도 있었지만
십자가를 볼 수 없는 이곳에서 교인들의 숨구멍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넥플릭스 '수리님'에서도 교회에 가는 조건으로
허락을 맡을 정도로
신앙심이 깊은 분들이라면
꼭 있어야 될 곳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행사 중에서 난 뜨개질이 배우고 싶어서 가볼까 생각하다 안 가기로 했다.
기도나 말씀이 중간에 있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예배에 참석을 권유하실 텐데
거절하기가 참 힘들 거 같다는
미리 짐작으로 마음을 접었다.
일요일이던 어느 날.
점심 먹으러 근처 식당에 갔다.
들어가자마자 눈이 마주친 사람들이 한국분들이었다.
전형적인 한국인 외모라서 몇 번 보시는 듯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곳은 치앙마이에서
조금 떨어진 외진 곳이다.
호찌민에서 근무할 때도 일요일 시내 카페에는
정장 혹은 가장 아끼는 옷으로 잘 차려입은
교인들이 모여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타지에서 많이 의지가 되겠다는 생각.
혹은 교인들를 피해 어쩔 수 없이
귀국한 사람들도 있었다.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같이 여행할 사람들을
모집해서 같이 여행하기도 한다.
호주 셰어하우스에서 머물 때 단기로
들어온 여자애가 있었다.
술을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커뮤니티 카페에서
남자 2명 하고 자신과 여자 친구 1명 하고
지역을 이동하는 카셰어를 하다
성폭행당할 뻔 이야기를 했었다.
다행히 호주 사람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야기에 정말 식겁했었다.
여행지라서, 여행자라서 사람들은 일탈을 쉽게 꿈꾼다.
나 역시 한국에서 깐깐한 내가 아닌,
가끔은 팁도 주고,
후한 미소로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이곳에서
생활이 더 즐겁고 그래서 자주 올지도 모를 일이다.
베란다
지금 내가 사는 곳은 기숙사 형식으로 지어진 곳이다.
방음이 취약하지만, 우리 모두 조심한다.
나 역시 혼자 살아도 저녁 10시 이후나 혹은
청소나 운동할 때는
이어폰을 이용한다.
내가 머무는 방에 첨 왔을 때 방 사이에 있어
양쪽 방에서 오는 소음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지 걱정했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본 베란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
그런 걱정도 잊었다.
방에 쓰는 화장대와 의자를 밖에 두고,
앉아서 멍하니 밖을 본다.
나무로 시야가 가려져서 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지만,
그들은 갈 길 가기 때문에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
조용한 이곳에서 도 닦는 생활을 하면서
오가는 사람을 보는 재미와 함께
나무에서 장난치는 다람쥐와 이구아나 등 파충류과 동물들이 자주 출현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코는 내 눈앞에서 벌레를 잡아먹어서 심심할 틈이 없다.
며칠은 아침에 문을 열고 나오면
게코들이 도망을 갔었는데
안전하다는 생각이 드는지
이젠 별로 움직임도 없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오기 전에 버려진 개들이 많아서 위험하다는 글에
조금 걱정했었다.
개들은 정말 착하게 다가와서 그냥 콱! 문다.
물려서 '아야~'하고 끝날게 아니라
5번을 병원 가서 광견병 주사를
맞아야 해서 길거리 개들을 항상 조심한다.
그런데 이곳의 개들은 버려진 것 같은데
다들 순하다.
오히려 주인 있는 애들이 주인 믿고 덤비지,
거리에서 사는 애들은 순하고 곁을 자주 내준다.
내가 속을 줄 아냐~라고 말하면서 옆에서 만지지 않고
서로 곁눈질하다 오곤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베란다에 의자와 화장대를 꺼내서
커피 한잔을 타서 마시면서 멍 때린다.
그리고 노트북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밥을 먹고,
또 글도 쓰고,
벽에 기대서 책도 읽는다.
쓰거나 읽으면서 눈이 아프면 베란다 너머의
푸른 나뭇잎을 보며
눈을 정화하고 조금 전에 했던 일을 반복한다.
오늘처럼 해가 비치면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이 한적함과 청량감에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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