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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단상
10화
치앙마이, 단상 10
스님, 개, 귀신
by
구슬주
Oct 28. 2022
스님
태국의 국교는 불교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옥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십자가만큼 사원을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미얀마 양곤 쉐다곤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손수 준비했던
음식과 돈을 가지고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스님이 집앞에 오시면 손에 들고 있는 동그란 통에
넣으신다.
그리고 스님들의 염불이 들리고,
태국
사람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에는 탁발하러 다니는 스님을 만날 수 있고,
가끔은 다가오셔서 시주하라는 말씀도 하신다.
거리에서 만났을 때, 준비한 음식이 없다고 하자
돈도 된다고 하셨는데
조깅하는 중에 만났던지라 돈이 없어서
다음에는 꼭 시주한다고 말씀드렸다.
치앙마이 사원
난 종교가 없다.
태국에 오래 있기도 했고,
여러 사찰 내에 있는 명상센터에서
2주, 1주일 있었기 때문에
불교에 가깝다는 말을 하곤 했었다.
그곳에서 만난 스님은 인자하시고
명상하는 법을 비롯해서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주셨다.
거리에서 만난 스님들은 너무 무뚝뚝했지만
,
가까이서 만난 스님들은 스승이라는
표현에 맞게 가르침을 주셨다.
명상센터
워킹명상
국가와 국민들 모두 스님을 존경하고,
그들의 삶과 부처님은 하나라는 듯
많은 일상이 불교와 연관되어 있다.
이런 내가 불교,
특히 스님에 반감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미얀마에서 여행을 할 때,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여자가
무릎을 꿇고 스님한테
시주하고 있었다
.
그 앞에 서 있는 스님은 운동과 식단 조절이
시급해 보일 정도로 비대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스님 뒤로는 화려한 금색을 두른
파고다가 보였다.
쉐다곤 저녁에...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누구를 위한 종교인가?
라는 생각에 처음에는 분노가..
그러고 나서는 눈물이 났다.
가난, 빈곤이라는 단어가 아닌,
그 실체를 눈앞에서 마주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길거리에서 구걸하고 계셨다ㅠㅜ
차를 타고 가는 도로 한 곳에는
두 발로 땅을 디디고 서 있을 힘조차 없어서
큰 지팡이에 의지한 채
구걸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 배는 움푹 들어가 있었고,
갈비뼈는 지나가는 차 안에서
셀 수 있을 정도로
깡말랐다.
반면, 사원은 눈이 부시게 화려하고 온통 금빛이었다.
치앙마이는 사원의 도시라는 말이 있듯,
도보 10분 거리에 사원 하나가 있을 정도로
많다.
예전에는 자주 들어가서 시주도 하고,
절도했었는데 미얀마 여행 이후로는
발이 향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무에타이 체육관 트레이너 한 명이
스님이 된다고 하여 친인척과 마을 사람
그리고 체육관 사람들 모두 출가 의식에 참석했다.
태국 출가 의식은 처음이라
궁금했었는데 마을 잔치 같았다.
스님 세분이 출가해서 사원 한가운데에 앉아서
우리를 바라봤다
머리와 눈썹을 모두 밀어서 흰빛이 났고,
흰 승복을 입고 손에는 실타래를 두르고 있었다.
멀리 앉아있는 트레이너를 향해 웃어 보였고,
그도 나를 보고 웃었다.
그리고 사원 밖으로 나와서 마을 사람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었다.
국수에서부터 빵, 케이크, 과일까지
여러 음식이 공짜로 제공되었다.
스님이
되는 기념비적인 행사에 표정 역시 밝았다.
음식을 먹고 있을 때 화려한 연두색 옷에 진한 화장을
한 동자 두 명이
망아지를 타고 등장했다.
그 뒤로는 악단이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며 들어와서
출가한 스님이 앉아 있는 사원을 돌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그 뒤를 따르며 4바퀴를 돌았다.
그 후로 스님의 긴 말씀과 염불이 있었고,
이해할 수 없는 나와 체육관 친구들은
조용히 사담을 하며
의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스님 출가 의식은 끝났다.
개
태국에서 버려진 개들이 정말 많다.
가끔을 떼를 지어서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짖어서 겁만 줄 뿐 큰 공격성은 없다.
그럼에도 태국에서 개를 조심해야 되는 이유는.
예방접종을 하지도 않을뿐더러 건강상태가 나빠서
물렸다가 광견병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에게 물리면,
바로 병원에 가서 소독을 한 후
지정된 날에 5회 방문해서
주사를 맞아서 예방할 수 있다.
빠이에서 운동할 때,
절반 정도 되는 친구들이 주사를 맞으러 다녔다.
모두 동일한 개한테 물렸는데
골든 레트리버 잡종으로 보이는 순딩한 외모에
꼬리를 살랑 흔들며 다가와서는 만지려는 순간
물었다고 한다.
모두 억울해했다.
위협하지도 않고, 먹을 것도 주고 예뻐해 줬는데
갑자기 돌변해서 물었다고.
지금 내가 운동하는 체육관을 다녔던 사람이
근처에 버려진 개들이 많아서
무서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곳은 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친구가 운동을 하면서 따라오게 되었다.
소문에 들었던 그 무섭다는 개들은
크기가 크고 무섭게 생겼지만 많이 순했다.
아직은 여러 마리 중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문 밖에서 잠을 자는 검은 개만 만지고 있다.
어제는 마트 가서 개 간식도 사서 하나씩 주고 있다.
이 동네에는 버려진 개들이 한 곳에
우
두커니 앉아 있는 경우가 있다.
모여 있는 애들도 있는데,
나 만큼 개들도 나를 무서워한다.
조깅하는 사람들한테 달려들어 무는 개 이야기를
들어서
개를 보면 항상 일단 멈춘다.
그리고 나한테 다가와서
냄새를 킁킁 맡다 관심이 없어져서
집으로 들어가면 다시 뛰곤 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다가
오토바이로 바꾸는 이유가,
저녁에 자전거를 탄 사람들을 쫓아와서
다리를 물려고 한다고 한다.
난 저녁에 걸어 다니고,
개들이 있으면 돌아서 가는 편이라
그런 경험이 없었다.
많은 외국 친구들이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려고
밤늦은 시간에는
오토바이를 탔다.
우리나라에는 캣맘이 있다면,
이곳에는
들판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개들한테 밥을 주고 다니는 분이 계신다.
봉투에 맨 밥을 하나씩 두고 가는데,
그 밥을 개들이 다 먹는다.
다음 날 오전에 보면 빈 봉투 밖에 없는데.
그 맛없는 밥을 어떻게 다 먹었을까..
비가 오면 차 아래서 피하고,
해가 비치는 날에는 나무 아래 그늘에서 누워있다.
무섭고 피하기만 했는데,
이 시골에서 만난 집 없는 개들이 안쓰러워서
자꾸 보게 된다.
귀신
태국 극장에 가면 유독 공포 영화가 많다.
겁이 많아 만화 속 귀신도 무서워해서
어릴 적 부모님 옆에서 이불 뒤집어쓴 채로
오들오들 떨며 봤던 공포 영화가 마지막이었다.
그럼에도 많은 괴담으로 식은땀을 흘리곤 했다.
보는 것은 물론 듣는 것도 대놓고 싫어했다.
오래전 태국에서 무에타이 할 때였다.
체육관 바로 옆에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데,
나무로 지어진 여러 채의 방갈로가 있다.
게스트 하우스하고 체육관이 바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난 샛길 바로 앞에 있는 곳에 혼자 머물렀다.
운동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운동으로 살을 빼는 목적도 있지만
여자와 유흥을 즐기려고 온 네덜란드 남자애가
귀신을 보게 되면서 시끄러워졌다.
트레이너들은 그 남자애를 데리고
절에 가서 "삭얀"이라는 전통 문양 타투를 등에 하고
부다 조각상이 들어 있는 목걸이와 염주를
여러 개 사서 착용하게 했다.
우리는 농담으로 너가 하루 즐기고
헤어졌던 여자가 앙심을 품고
밤에 귀신인 척 복수한다고,
은근슬쩍 여자 좀 그만 데려 오라는 뉘앙스로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하루. 하루 지나면서
귀신을 목격한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문신이나 염주, 부다상 목걸이가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 싶겠지만
그 뒤로 그 친구한테는 나타나지 않는
대신 다른 남자들이 방에서 목격되면서
기겁하는 일들이 생겼다.
귀신의 인상착의와 행동이 모두 같으니.
우리는 동일 귀신이라고 본다.
긴 머리에 흰색 잠옷 같은 원피스를 입은.
여기 방갈로가 특이하게,
문 바로 앞에 TV 가 놓인 서랍장과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공간이 있고,
TV 맞은편에는 우리 평상처럼 종아리 위치
높이 있는 곳이
바닥으로 그 위에
침대가 놓여 있는 공간이 나온다.
더운 태국 날씨에 일정 공간을 띄어놔서
습기가 바로 올라오지 않고
시원하게 만든 구조인 듯 보였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 역시 신발을 벗고
그 공간에 올라가서 생활을 했다.
귀신은 꼭 화장실 앞에 우리가 평상에 앉듯 앉아서
다리를 떨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TV에서는 다리가 없다고 하던데..
그 귀신은 다리가 있어?"
라고 묻자,
" 다리는 없는데.. 치맛단이 계속 흔들려"라고 했다.
TV에서 말하는 이야기가 완전 거짓말이 아니구나.
다리가 없는데 치맛단이 나풀거린다고 했다.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
아니냐고 물어보기에는..
내가 머물던 곳은 12월 저녁에 추워서
이불 두 개를 덮고 자야 했다.
걸터앉아서 다리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고는 화장실 쪽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겁 없는 한 남자애가 빤히 쳐다보고 말을 걸었다고 한다.
그러자, 귀신이 고개를 돌려서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안 하고 화장실로 사라졌다고.
트레이너가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귀신하고 대화하면 영에 안 좋고. 오래 못 산다나...
그 귀신은 대답하기 귀찮았는지 아니면
다른 방에 가야 돼서 바빴는지
그냥 사라졌다고 했다.
1달 결제 한지 얼마 안돼서, 환불도 안되고.
내 방에 나타나면 어쩌지 싶어서 엄청 겁을 먹었다.
트레이너가 절에서 가져왔다는 염주를 하고,
부다상 목걸이를 한 채
불을 켜고 잤다.
그리고 여자 방에는 나타나지 않으니까
걱정 말라는 말도 있기는 했지만
당시에 대낮처럼 불을 다 켜고 잤었다.
며칠 뒤에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이
스님 여러 분을 모시고
엄숙한 의식을 치렀다고 했다.
신기하게 그 뒤로는 귀신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태국 방콕, 파타야에 있는 호텔 중
어느 한 곳은 한 층에 아예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귀신이 살아서 그 층은 폐쇄했다고 들었다.
다른 층에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간간히 호텔 곳곳에 나타난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은 절대 안 갈 곳이고.
폐가를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들은
호기심에서라도 일부러 간다고 한다.
귀신 관련 목격담은 정말 많다.
그래서 태국 공포 영화가 많이 무섭고
계속 흥행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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