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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상품에 '지식의 저주'가 끼치는 악영향

쇼핑몰 운영자라면 꼭 알아야 할 20가지 심리법칙 10. 지식의 저주

by 퍼니제주 김철휘 Oct 27. 2022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은 다르다. '고수'일수록 쉽게 설명한다

- 한근태, '고수들의 질문법'




잘 나가던 박선수, 감독 실력은 빵점!


스포츠신문 헤드라인에서 볼 수 있는 제목이다. 뛰어난 선수가 지도자가 되면 낙제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선수로써의 뛰어난 능력이 곧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만약 '선수 능력이 곧 감독 능력'이라면, 무명 선수가 무명 감독이 되는 것이 당연할 테이지만, 선수 시절에는 조명을 받지 못했던 선수 중에 명감독인 경우가 제법 많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감독은 말할 것도 없으며, 독일 통일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우승을 이뤄낸 요아힘 뢰프 감독이 선수 시절엔 차범근 선수의 백업이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렇듯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 그 노하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례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대학병원에서 검진 결과를 듣다 보면 '뭔 말하는 거지?' 답답할 때가 많다. 일반인을 의대생으로 착각한 것인지 전문용어를 쏟아 내는 의사들도 가끔 본다. 가르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과외는 교수님에게 받는 것보다 공부 잘하는 또래 친구나 이제 갓 대학에 들어간 대학 1년 차에게 받는 게 백 배 낫다.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보자. 그는 한 저명한 생물학자의 대중 강연에 참석했다고 한다. DNA 구조에 대한 놀라운 연구성과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당시 강연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었고 수백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그만큼 이슈가 되는 강의였지만 강연을 지켜본 핑커 교수는 실망하고 만다. 강연을 맡은 생물학자가 전문가들이나 이해할 법한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보여주며 외계어 같은 온갖 학술용어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강연의 막바지, 참다못한 사회자가 한 마디 했다고 한다.     


“선생님!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 주실 수 없나요?"     


그 말에 강연자는 적잖이 충격을 먹은 듯 보였다고 한다. 사실 그의 강연을 듣고 있던 사람들이 단 한마디도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고 있었다는 걸 본인만 몰랐던 것이다.



전문지식이 실패의 덫?


tapping 책상 두드리기tapping 책상 두드리기


미국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던 엘리자베스 뉴턴이 1990년에 한 실험이다.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 '반짝반짝 작은 별'과 같이 누구나 다 아는 노래의 멜로디로 테이블을 두드리게 했다. 반면 다른 그룹은 노래의 제목은 모른 채 두드리는 소리만을 듣고 제목을 맞추어야 했다. 두드리는 사람들은 적어도 멜로디를 들은 절반의 사람들은 무슨 노래인지 알아들을 거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단지 2.5%의 사람만이 정답을 맞혔다. 두드리는 사람은 '이렇게 쉬운 곡이라면 당연히'라고 생각했겠지만 듣는 사람에겐 모두 말발굽 소리처럼 들렸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유는 '내가 알면 남도 알 거라는 지식의 저주'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체 사진 속에서 자신을 가장 먼저 찾을 만큼 자기중심적이다. 모든 것을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도 얼마 전에야 알게 된 사실조차 상대방이 알거라 단정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反面敎師) 등... '남의 입장이 돼보라' 식의 고사성어가 여럿 있는 것을 보면 남을 고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심성이 아닌가 싶다.



아는 게 항상 힘은 아니다!


맛있는 녀석들 한 장면(출처 : 화면 캡처)맛있는 녀석들 한 장면(출처 : 화면 캡처)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고 한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뇌는 작동을 시작 한다. 침이 나오고 동공이 확대되며 코가 벌렁거린다. 모르는 요리라면 참을 수 있다. 알기 때문에 먹지 않아도 이미 뇌가 먹고 있다. 이럴 때는 '아는 게 힘'이 아니라 '모르는 게 약'이다.      


사람은 모르면 알려고 하고 이해하려고 하고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귀를 닫는다. 그때부터 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이것이 '지식의 저주'가 갖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결국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생각과 마음과 상황을 읽어 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은 자주 '지식의 저주'를 극복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기존의 성공 경험과 전문지식이 또 다른 도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거다. PC 기반 '한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둔 그가 PC라는 백그라운드를 박차고 '모바일'기반 '카카오톡'에 집중할 수 있었던 데에도 이와 같은 그의 신념이 작용했을 것이다. '지식의 저주'는 변화의 시대,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고정관념'이자 '인식의 왜곡'이다.



"지식의 저주" - 전문성이 판매에 미치는 영향


판매자는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반면 고객들은 그렇지 않다. 이들은 판매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문구, 시스템 용어 또는 기호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물론 인터넷 검색때문에 판매자보다 상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소비자도 최근에는 많아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이 정보를 깊이 있게 탐색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 말하자면 고객의 수준은 유치원생에서부터 대학원생까지 천차만별인 것이다.      


상품 판매 시 '지식의 저주'를 피하려면 먼저 내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맹점(blind spot)'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당신의 제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중학생을 앉혀 놓고 세일즈를 한다고 가정을 해 보는 것이다. 내 고객이 중학생이라면 혼란을 줄 수 있는 전문용어, 애매한 은유와 같은 표현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업계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약어' 대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할 것이다. 물론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직접적인 예시를 들어 여러 번 설명해 줄 것이다. 결국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나의 눈높이를 낮추어 고객의 시선으로 상품을 바라보는 것이다.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는 라이브 커머스의 힘, 소통!


몇 년 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라이브 커머스'가 코로나를 지나면서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의 ‘대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란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합성어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서비스'를 의미한다.      


국내 라이브 커머스의 시장 규모는 2021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약 3조 원 정도의 규모다.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어 2023년에는 약 8조 원. 2025년에는 최대 약 15조 원의 판매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대세가 된 만큼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 민족’과 같은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 모두가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라이브 커머스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크게 2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첫번째, 라이브 커머스는 판매자에게 높은 자율권을 보장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와 같은 경우에는 판매 수수료 또한 저렴한 편이라 중소상인들이 자신의 상품을 방송을 통해 테스트해 보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창구로 활용하는 추세라고 한다.   


두 번째 라이브 커머스의 성공요인은 '고객과의 실시간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타 판매 채널에 비해 반품률이 낮다. 온라인과 홈쇼핑의 반품률은 10~20%를 상회하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5% 이하라고 한다. 이는 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영상을 통해 충분히 전달하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들이 궁금증해 하는 부분을 바로바로 해소해 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라이브 커머스는 오프라인 매장 직원과 실제 소통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온라인에 적용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의 쇼핑몰이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는 방법


1. 전문용어를 생략하고 고객의 언어로 접근하라.


1) 상품의 타이틀

상품 타이틀 (출처 : 네이버쇼핑)상품 타이틀 (출처 : 네이버쇼핑)


모 쇼핑몰의 상품 타이틀이다. 무슨 제품을 파는 것인지 사진을 보지 않았다면 전혀 알 수 없는 수준이다. 고객이 당신의 상품이나 브랜드와 관련된 어휘를 배우기 위해 시간을 투자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상품 제목은 고객들이 기억하고 검색하기 쉽도록 되도록이면 짧고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외국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일반인도 이해하기 쉬운 일상어로 작성하되 또래 집단,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를 사용하면 좋다.     


제품을 풀어서 설명하는 이름이나 기억하기 쉬운 독특한 이름을 짓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 당신의 상품을 돋보이게 하고 기억하기 쉽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제목은 *검색엔진 최적화(SEO)에도 도움이 된다.   

   

검색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SEO)는 사용자의 검색의도를 명확히 이해하여 고객 니즈 기반으로 웹사이트의 기능을 개선,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



2) 상세페이지의 내용

브런치 글 이미지 4


모 전자제품 회사의 상세페이지 일부분이다. 읽기도 불편하거니와 읽고 나서도 머릿속에 남는 말이 없다. 좋다고 적어 놓은 글이지만 우리의 뇌에 혼란만 주는 이런 식의 설명은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  



2. 동영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어라.

동영상 설명 (출처 : 자포스, 다이슨 홈페이지)동영상 설명 (출처 : 자포스, 다이슨 홈페이지)


판매자는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잘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고객들은 한 쪽 면만 보여주는 제품 '썸네일'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고, 제품의 질감이나 상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해 할 수도 있다. 이럴 때 동영상을 상품설명에 활용한다면 고객들이 보다 쉽게 상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썸네일 : 상품을 검색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상품 전체 이미지를 축소해 제작한 이미지를 말한다.



3. 타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타 사례 설명 (출처 : 메일침프 홈페이지)타 사례 설명 (출처 : 메일침프 홈페이지)


고객들은 상품을 이해하기 위해 구체적인 예시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잘 집중한다. 제품 상세페이지에 다른 고객들의 구매후기나 사용기 등 제품의 이해를 돕는 콘텐츠를 캡처해 노출한다면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고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4. 라이브 채팅을 통한 실시간 고객 의견 수렴

라이브채팅 (출처 : 알리익스프레스 고객센터 캡처)라이브채팅 (출처 : 알리익스프레스 고객센터 캡처)


실시간 채팅 또는 챗봇 기능은 우리 쇼핑몰을 방문한 첫 고객들에게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문 방법이나 환불과 교환 같은 질문은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수집된 대화 내용은 고객들이 지금 무엇을 궁금해하고 잘 모르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에 쇼핑몰 운영자가 '지식의 저주'에 빠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5. 쇼핑몰 이탈 고객에게 간단한 설문 실시

간단한 설문조사 실시 (출처 : 다이슨 홈페이지)간단한 설문조사 실시 (출처 : 다이슨 홈페이지)


고객이 쇼핑몰을 떠날 때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정확한 이유를 듣기 위해 이탈 고객을 대상으로 답변하기 쉬운 설문을 건네 보자. '원하는 상품이 없어서인지, 재고가 없어서인지, 상품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서인지'와 같은 질문을 통해 방문자들이 사이트를 떠나는 이유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고객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부분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매번 설문 조사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구매자들이 남긴 리뷰를 읽어보거나 타 리뷰 사이트에서 고객들이 우리 쇼핑몰과 제품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식의 저주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생각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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