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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Oct 10. 2021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6년째 소식(小食)을 하고 있습니다 -제9화 -


일상은 때때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평소 아무리 마음 관리를 잘했다고 해도 생전 처음 맞닥뜨리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면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평소보다 에너지가 소모되지요. 이런 시기에 저는 유독 허기를 참기 어려워하는데요. 수시로 달콤한 게 먹고 싶거나, 수시로 바삭한 걸 먹고 싶어 합니다.


이만하면 소식에 안착했다고 생각하지만 힘든 일이 생기면 예전의 습관이 저를 자꾸 과거로 잡아당깁니다. 지지 않겠다며 힘겨루기를 해보다가 정 버티기 어려울 것 같으면 저는 스스로와 의견을 조율합니다.

“좋아. 먹어야 될 것 같다면 먹는데, 대신 시간 간격을 조금 두고 먹자. 오케이?”


예를 들면 딱 1 시간 후에 다시 먹기로 스스로와 약속을 합니다. 소화가 다 되어서 배가 고파지면 먹을 것을 꼭 챙겨주겠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지요. 그 렇게 하면 저를 잡아당기던 힘이 조금은 풀어집니다.


여기서 잠깐. 그럼 결국 또 음식을 먹는 건데, 그러면 소식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평소보다 한번 먹는 양을 줄여서 먹었다면 먹은 횟수만큼 소식 연습을 한 것이라고 말이지요.

한 번에 다 먹어 버리는 것과 1시간이라도 간격을 두고 두 번에 나눠 먹는 것은 다릅니다. 소화시키는 측면에서도 이 편이 낫고, 인슐린 분비도 덜 할 테니 건강에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저를 내려놓고 나서 1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허기가 져서 못 참겠다면? 먹습니다. 이와 반대로 1시간이 지났더니 아까 와는 달리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축하할 일이지요. 소식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으니까요.


저에게 소식은 적게 먹는 연습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이기에, 일상이 힘들 때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힘든 시기에 제 자신과 대립해서 날을 세우는 대신 몸과 마음에게 시간을 주려고 합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와 잘 지내는 것이니까요. 소식도 저를 위해서 하는 것이니, 그 과정에서 제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10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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