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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Oct 17. 2021

간식은 소박하게, 취미는 여유롭게

6년째 소식(小食)을 하고 있습니다 -제10화 -


소식을 하며 이뤄낸 기분 좋은 변화 중 하나가 간식비를 줄인 것입니다. 그전에 과자, 초콜릿, 빵 등의 군것질 비용을 매일 수첩에 적어보았더니, 한 달에 7만 원~7만 5천 원을 쓰더군요. 작은 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년이면 90만 원이고, 웬만한 취미 한 가지 시작할 수 있는 돈입니다.


전부터 간식을 사 먹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해왔던 저는 소식을 하는 김에 간식비 2만 원 줄이기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첫 달에는 9,000원을, 두 번째 달에는 12,000원, 그다음에는 14,000원을 줄였고, 몇 달 후에는 목표했던 액수보다 많은 35,000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무작정 참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섰기에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소식의 목적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데 있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봤을 때 간식을 탐하는 데 길들여진 것은 그것 외에 달리 재미거리가 없었던 탓이었습니다. 저는 이 기회에 세상에 다른 즐거움이 있음을 배우기로 마음먹었고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 간식 생각이 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다른 재미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뭘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어느 날 저는 편의점으로 가던 발길을 돌려 근처에 있는 꽃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며 가며 보기만 했지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던 곳이었어요. 낯선 공간에서 어떤 꽃을 사야 좋을지 고민하며 가게 사장님께 이것저것 물어보다 보니, 자꾸 시선이 가는 꽃이 있었습니다.

며칠이면 시들 텐데 아까운 돈을 쓰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찰나,  예쁘고 향기 좋은 꽃을 곁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이 건강에 해로운 간식을 먹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음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후 자주 꽃집에 들렀습니다. 싱그러운 꽃을 보니까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싱싱한 꽃을 잘 관리하면 일주일도 볼 수 있어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점차 줄었습니다. 간식비보다 비용이 적게 들었으니까요.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과정에서 단조로운 줄 알았던 제가 호기심 많고 다채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즐거움은 간식과 비교했을 때 건강하며, 지속 시간이 길고, 만족감이 오래갔습니다.


당장 하고 싶은 게 없는 날에는 먹고 싶은 간식의 가격만큼의 돈을 통장에 넣었습니다.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배우고 싶은 걸 배우는 데 사용했습니다. 실제로 푼 돈을 몇 차례 모았더니 적지 않은 돈이 되었어요. 요즘 웬만한 과자 몇 개만 골라도 밥 한 끼 값이 되잖아요.

빈 손으로 집에 온 스스로를 칭찬하며 통장에 찍힌 돈을 보면서 작은 돈을 소중히 하는 태도도 배웠습니다.


이제 저는 즐거움을 먹는 것으로 100% 채우지 않습니다. 음식으로 20% 정도를 채우고, 나머지는 글쓰기, 그림 그리기, 숙면 취하기, 운동하기, 유튜브 보기, 유료 강의 듣기, 친구 만나기, 영화보기 등으로 채웁니다. 간식을 줄이자 전보다 삶이 풍요로워졌습니다.


저처럼 간식비 지출이 적지 않게 든다면 간식비를 한번 체크해 보세요. 그리고 한 달에 간식비 2만 원 줄이기와 같은 목표를 잡아보세요. 한 달에 2만 원을 저축하면 일 년에 24만 원이 모입니다. 이게 생활이 되면 더 많은 돈이 모이겠지요. 그 돈을 여러분이 건강한 방식으로 행복해지는 곳에 사용해보세요.



(11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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