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종례 14화

그리고 하려면 노력을 하자.

by 이소망

여러분이 일단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제대로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노력이란 무엇일까요? 요즘엔 노력 말고 노오오오오오력이라고 부른다고 하던데. 여러분은 노력해보셨습니까? 노력해 보았지만 작심삼일이셨나요? 사실 노력을 안 해본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여러분도 옛날에 정말 많은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 증거가 있습니다. 혹시 지금 두 발로 서고 걷는 것을 못하는 사람 있으신가요? 없으시죠? 보십시오. 이게 바로 여러분의 노력에 대한 결과입니다. 기억도 나지 않을 갓난아기 시절을 눈을 감고 떠올려봅시다. 처음 태어난 신생아들은 목조차 가누지 못하고 항상 천장을 보면서 누워있습니다. 그러가다 몸을 움직이고 뒤집을 수 있는 단계가 옵니다. 좌로 우로 수많은 횟수를 거치며 뒤집기를 마스터할 때쯤 팔과 다리에 힘이 생겨서 기어 다니기 시작합니다. 이걸 전문용어로 배밀이라고 합니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거침이 없죠.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종횡무진 집안 곳곳을 누비며 호시탐탐 새로운 물건들을 잡으러 다닙니다. 그러다가 다리 근육에 더 힘이 생길 때쯤 무언가를 잡고 일어나는 순간이 옵니다. 엄마와 아빠는 그것을 보고 감동을 받습니다. 우리 애가 드디어 섰어! 여러분의 부모님도 다 감동의 순간을 보셨을 겁니다. 자 이제. 시작입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다리에 힘을 얻어서 일어난 뒤 언제부터 걷기 시작할까요? 일어나자마자 바로 걸을까요? 당연히 아니겠죠. 걸을까 해서 발을 뗀 순간 엉덩방아를 찧습니다. 또 일어나서 앞으로 발을 내미는 순간 넘어집니다. 아기는 걷기 전 몇 번 정도 넘어질까요? 백번? 천 번? 아닙니다. 대략적으로 갓난아기가 걷기 전까지 찧는 엉덩방아의 수를 만 번이라고 합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정말 대단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걷고 있는 기술은 바로 만 번 이상이나 되는 노력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물입니다. 노력해 보셨습니까? 네. 해봤죠. 만 번이나 되는 횟수를 채울 만큼 노력을 해보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노력을 잘하는 것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마냥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노력이란 말은 힘쓸 노(努)에 힘 력(力) 자를 씁니다. 말 그대로 힘과 힘을 쓴단 소리입니다. 노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끈기라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근성. 2022년 최고의 단어는 중꺾마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 마음이 노력을 보여주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한 발자국 더 나가서 '중요한 것은 꺾여도 계속하는 마음'이라고 하더라고요.) 백제의 금동대향로라고 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문화재입니다. 기가 막힙니다. 정말 예뻐요. 백제의 금속 공예기술의 결정체로 도교 문화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조명 아래에서 피어오르는 향의 모습은 정말 예술입니다. 이 금동대향로가 지금은 이렇게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전시되어 있지만 사실 발굴 당시에 금동대향로는 빛을 보지 못할 뻔했었습니다. 당시 발굴 조사단이 백제 유적지를 발굴하다가 이제 발굴 기간이 끝나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겁니다. 모두 장비를 챙기고 철수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혹시 모르니 조금만 더 땅을 파보자는 주장이 있었고 한번 더 흙을 걷어냈을 때 나타난 것이 이 금동대향로였습니다. 노력이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열심히 해왔는데 거기서 한번 더 해보는 것. 포기하지 않는 근성. 끝까지 해내는 마음가짐. 이게 노력입니다. 그런데 요즘에 이런 말을 참 많이 하더라고요. '샘. 노력도 재능이에요. 타고나야 하더라고요. 저는 노력에 재능이 없어요.' 저는 노력은 재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향은 부정할 수 없겠습니다. 가만히 앉아있기에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 성향이 차분해서 얌전하고 조용히 앉아있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활동적인 사람과 내성적인 사람 중 내성적인 사람이 더 의자에 잘 앉아있을 수는 있겠죠. 이건 재능이 아니라 성향입니다. 바로 위에서 말씀드렸죠. 여러분은 어마어마한 노력파였습니다. 노력에 재능이 있어요. 만 번의 엉덩방아를 딛고선 걷기 시작한 노력의 대가들이었습니다. “노력도 재능이에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저는 노력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핑계 댈 게 없으니 재능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분명 재능은 존재합니다. 누구나 다 자기만의 재능이 있고 능력이 있습니다. 메시에게 요리를 시키지 않고 이세돌에게 음악을 시키지는 않죠. 각자가 가진 재능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노력까지 재능이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잠시 핑계는 접어두고 일단 우리 해 봅시다.

자. 그런데 정말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자신은 정말 열심히 했다고. 그냥 허투루 하지 않고 죽을힘을 다 했다고. 그런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그런 친구에게는 격려를 해주고 싶습니다. 수고했다. 고생 많았다. 그리고 성장 그래프의 비밀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취라는 것이 내가 노력한 만큼 바로바로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그러면 참 좋겠는데 공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공부의 결과는 꺾은선 그래프로 나타납니다.



프레젠테이션3.png 성장 그래프는 꺾은선 그래프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고 수고해도 성취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내가 공부를 했을 때 그에 대한 결과물이 없는 상태가 계속 유지됩니다. 그렇게 묵묵히 노력을 하면 어느 임계점에서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공부의 성취입니다. 이걸 맛봐야 합니다. 우리가 노력하고 있음에도 성취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은 이 지루한 구간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우리의 노력은 헛되어 사라지지 않습니다. 분명 폭발적인 성장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자, 만약에 여러분이 일정시간 동안 노력을 해서 지루한 구간을 이겨내고 성취를 이루었다면 그다음에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죠. 또 지루한 구간이 우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린 알고 있습니다. 이 지루한 구간도 언젠가 끝나고 큰 성취가 있을 것이란 걸말이죠. 그렇게 우리는 성장이란 것을 해가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지루한 구간 없이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게임입니다. 게임이 재밌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에게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기 때문입니다. 당장의 내 수준을 보여주고 게임 후에 그 결과를 내주며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끼리 경쟁을 시켜서 동기를 부여해 주고 계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우리의 성취를 자극해 줍니다. 이러니 게임이 재미없을 리가 없죠. 흔히 말하는 고인물이 가득한 게임을 안 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입니다. 내가 성취를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게임은 재미가 없죠. 아무튼 이제 아시겠습니까? 여러분이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 노력은 재능이 아니라 묵묵한 쌓임입니다. 그렇게 노력으로 쌓다 보면 언젠가 임계점을 돌파할 때 큰 성장과 성취를 맛보게 됩니다. 아마 그때 느끼는 성취는 게임에서 얻는 성취보다 더욱 값지고 달콤할 것이라고 저는 장담할 수 있습니다.

노력에 대해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자면 가끔 노력해도 안될 때가 있습니다. 바로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었을 때와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을 때입니다. 노력은 우릴 배신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노력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결과를 얻어냅니다. 하지만 내가 산으로 가고 싶은데 바다로 가는 노력을 열심히 한다면 내가 이루려는 목적은 성취할 수 없습니다. 다만 바다로 가는 노력의 결과를 얻을 뿐입니다. 나는 국어 성적을 내고 싶은데 수학 문제를 열심히 푼다면 마찬가지로 목적을 성취할 수 없겠죠.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라 노력을 할 때 성취와 성장이 가능한 법입니다. 그래서 목표 설정을 잘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초등학교 수준인데 대학교 수준의 성취를 기대하며 노력한다면 금방 지치고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방향. 내가 얻고 싶은 목적지. 이것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 목표를 명확히 하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바로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이야기한 자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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