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종례 13화

그래. 일단은 해보자.

by 이소망

자신의 꿈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많은 것을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사람은 보이는 대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본 것 이상으로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법이지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여러분의 앎이 많아지고 깊어질수록 더 큰 앎의 기회가 찾아오게 됩니다.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진다는 마태효과가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가진 자는 많이 거두고 없는 자는 가진 것도 빼앗긴다는 말씀도 있죠. 진로도 마찬가지고 공부도 마찬가지고 여러분의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암벽등반이라는 재능이 있었다고 해봅시다. 그 사람의 재능이 피어나기 위해선 적어도 암벽등반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한 번도 암벽등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암벽등반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보는 시야가 넓어진 만큼. 내가 보는 깊이가 깊어진 만큼 여러분은 더 많이 더 깊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일단 해봐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연하게 나에게 그 기회가 온 것이 아니라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 그 많은 시간 중에, 장소 중에, 사람 중에 지금 여기 나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면 안 해볼 수가 없습니다. 일단 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해보고 안되면 말지라는 자세가 아니라 일단 해보고 결정하자라는 의지적인 자세를 가지고 무엇이든 해볼 때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재능. 나의 꿈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예시를 저의 군대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요즘 군대는 달라져서 아직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군대에 있을 때는 유격이라는 훈련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장애물을 넘고 PT를 체조를 하고 난이도가 높은 훈련을 받았는데 조금은 위험한 줄타기도 했었었습니다. 산과 산의 꼭대기에 줄을 한 줄, 두 줄, 세 줄을 연결해 두고 산을 건너는 훈련이었습니다. 세 줄은 쉽습니다. 한 줄을 밟고 두 줄을 양손으로 잡고 건너면 되니까요. 그런데 두 줄과 한 줄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떨어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마음을 삼킵니다. 물론 안전로프도 몸에 묶었고 밑에는 안전그물망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서움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훈련은 받아야 되고 무서워서 하고 싶지는 않고 시간은 지체되고 결국 몇 명만 훈련에 도전하는 것으로 대충 정리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계급이 높은 선임들은 뒤로 물러나고 계급이 낮은 후임들이 줄을 타야 되는 상황이 됩니다. 저는 그때 선임이었을까요 후임이었을까요. 일병으로 후임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때까지 놀이동산에 놀러 가서 바이킹을 못 탈 정도로 겁이 많았었기에 그 줄타기가 저에게 불가능한 미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임의 협박 그리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먼저 손을 들고 두 줄타기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인생 최고의 풍경을 거기에서 맞이하게 됩니다. 살면서 보았던 좋은 풍경들, 기억에 남는 멋진 풍경들은 많이 있습니다. 패러글라이딩 했을 때의 하늘과 땅의 경치. 성산일출봉의 경관. 설악산의 멋진 풍경들. 중국 황산에서 보았던 구름과 하늘과 산의 조화 등 보아왔던 좋은 경치들은 많지만 그럼에도 군대 유격 훈련장의 작은 산과 산 사이에서 맞이한 풍경이 정말 최고였습니다. 두 줄타기는 위와 아래에 로프가 있어서 두 손으로 위의 로프를 잡고 양발을 아래의 로프에 올린 다음 옆으로 이동하는 훈련입니다. 조금 높이가 있는 산이었고 아래로는 낭떠러지가 보여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데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무서운 마음을 가지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한 발 한 발 옆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딱 로프의 중간지점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눈앞이 밝아지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습니다. 평소에는 절대로 볼 수 없었던 내 앞의 풍경과 시원한 바람과 맑은 공기가 어우러져서 정말 최고의 시간을 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있었는데 아마 다른 사람들은 제가 겁을 먹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정말 최고의 풍경이자 경험이었죠. 자 그리고선 외줄 타기를 하러 이동했습니다. 제가 외줄 타기를 지원했을까요 안 했을까요. 당연히 했습니다. 두 줄타기의 감격이 있으니까요. 외줄 타기도 위험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여서 다들 안 하려고 할 때 제가 제일 먼저 하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까 저는 두 줄타기를 했기 때문에 다른 후임들을 시켜야 된다고 훈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결국 저 말고 다른 사람이 외줄을 탔게 되었죠. 지금까지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때 그것을 제가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시나요? 제가 만약에 그때 두 줄타기를 안 했다면 제가 경험한 최고의 풍경을 아마 다른 것이었을 겁니다. 산과 산 사이 하늘에서 바라보는 경치, 땀을 식혀주었던 바람, 가슴이 터질듯한 감정은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바로 그 한순간에 선택을 안 했다면 말이죠. 아마 여러분의 인생에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을 겁니다. 여러분이 경험을 했더라면 시도해봤더라면 참여했더라면 말했더라면 인생이 바뀌었을지도 모르는 그런 순간들. 꼭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문제는 그런 순간들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이 지난 간 다음에는 기억조차 나지 않죠. 경험해 봐야 기억에 남고 후회가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 앞에 주어진 많은 일들을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 혹시 모르죠. 저와 같이 최고의 풍경을 만나는 순간이 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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