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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architects Jan 12. 2021

공간을 넓게하는 유리 테이블

돌곶이집 ep. 22

어릴 적, 집에서 쓰던 테이블은 나무 테이블이었다.


한쪽 벽면에 붙어있었던 탓에

다섯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려면

거실에 원형으로 된 큰 상을 펼치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

손때가 적당히 묻어 따뜻했던 나무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등교 길 아침을 간단히 해결했었고,

찬거리를 만드시던 엄마 옆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나물을 다듬었었다.


테이블에는 각자의 사연이 있다.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거나,

시간에 따라 혹은 같이 앉게 되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사연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테이블의 형태와 길이, 재료와 높낮이에 따라,

의자의 간격, 모양, 등받이의 유무, 쿠션의 정도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작은 집에서 테이블은 꽤 큰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색상이나 재료, 사이즈에 따라

공간의 쓰임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시각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

다양한 쓰임을 고려해

단순한 형태와 재료로 만들 것

큰 몸집에도 존재감이 없을 것


우리가 나름의 답을 찾은 것은 투명성과 가벼움이었다.


돌곶이집 테이블은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 운영하시는 

을지로의 작은 유리집에서 제작되었다.


두께 10mm의 투명 강화유리에

T자형 유리 다리를 가진,

가로 2.1m, 세로 0.8m로 두 사람이 쓰기에는

꽤나 큰 사이즈이지만

투명해서 작은 집에도

제법 잘 어울리는 유리 테이블이다.


우리는 테이블에서 많은 일상을 보내지만,

항상 물건이 올라가 있지 않는 상태를 유지한다.


사실 테이블뿐만이 아니라 싱크대, 수납장 등

웬만하면 물건을 올려두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야 언제든 필요한 때에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춰

쓰임이 좋아지기도 하고,

작은 집이 더 좁아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 맛있어지는 테이블



주중에는 서로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글을 쓰기도 하고,

집중도가 필요한 개인 작업을 위해 스케치를 하기도 하고,

작은 일에도 뜬금없는 가족회의를 하며

차를 마시기도 한다.


주말에는 가끔 찾아오는 손님들과 식사를 하고,

시장에서 사 온 일주일치 반찬 재료를 손질하고

간단한 식사를 준비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인생이 맛있어지는 곳이다.



TIP

사람의 손이 닿는 가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때가 묻어나는 나무 테이블, 구조적이고 날렵한 느낌을 주는 철재 테이블, 묵직한 콘크리트 테이블까지 재료와 두께에 따라 감촉과 느낌, 공간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http://instagram.com/dolgoji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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