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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 잡상인 Jun 06. 2021

기변병은 불치병

일상 디자인 #11 : 어떤 기술
















21년 3월 16일 연재분,

일상 디자인 #11 : 어떤 기술



저는 기변병을 앓고 있습니다.


기변병은 멀쩡한 전자제품을 충동적으로 중고마켓에 팔고는,

감가상각을 방어했다며 정신승리하는 아주 무시무시한 불치병으로-

보균자가 갖고 있는 여러 디바이스들을 매개로 불규칙하게 나타납니다.


이번에 기변병이 발현한 대상은 멀쩡히 잘 쓰고 있던 노트북이었는데,

좀 더 좋은 외장그래픽 탑재 모델로 환승하고 싶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환승하고는 정작 포토샵만 씁니다..)

문제는 그래픽 칩셋의 성능과 발열이 비례하기 때문에,

고성능을 요하는 작업 과정에서 생기는 열을 배출하기 위해 엄청난 방열장비들이

노트북에 더해져야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작업용 노트북을 고를 땐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혜성처럼 등장해버렸습니다.

이번에도 애플이네요.

M1 이라는 자체 칩을 떄려박았는데, 가벼우면서도 발열은 적고 배터리타임까지 길면서

성능은 빵빵한 괴물같은 녀석을 1세대에 구현해버렸습니다. 너무하네요 정말.


Arm 기반인지 x64 기반인지와 같은 기술적인 얘기는 던져두고,

우리는 노트북이라는 폼팩터가 가지는 이동성이라는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작업용 노트북이라는 니즈를 가진 사용자들은 앞서 말한 두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해야했습니다.


그런데 애플에서 이런 괴물을 만들어버렸으니,

정말 한번 쯤은 저같은 윈도우 안 개구리도 한 번쯤 넘어가볼 법 할 것 같습니다.


디자인 과정에서 내세울 가치가 기능밖에 없어지는 것은

디자이너로서 항상 경계해야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으로 이런 기술발전을 통해 새로운 시도,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은 언제나 환영할 일이지 않을까요?



https://www.instagram.com/p/CMdLqRtpIya/?utm_source=ig_web_copy_link

위 만화는 인스타그램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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