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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 잡상인 Jul 28. 2021

사라지는 것들은 흔적을 남긴다

일상 디자인 #16 : 어떤 흔적























21년 7월 26일 연재분,

일상 디자인 #16 : 어떤 흔적



일상에서는 보기 힘들어진 플로피 디스켓이지만,
저장 아이콘에서만큼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메일과 통화 아이콘에 사용하는 편지 봉투나 전화기처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제는 거의 쓰지 않게 된 물건들이

사회적 기호로 남아 새로운 삶을 이어나가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생물이 진화함에 따라 필수적이지 않은 기관들이 퇴화하면서

그 모습만 남아있는 것을 우리는 흔적 기관이라고 부릅니다.

꼬리뼈나 충수, 사랑니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지요.


사람이 만든 제품에서도 이런 흔적 기관들을 찾을 수 있는데요-

환경보호를 위해 더 이상 종이 설명서를 동봉하지 않는 닌텐도 게임팩엔

여전히 설명서를 꽂기 위한 클립구조가 남아있고,

자동차가 전동화되면서 엔진 열을 식혀주는 전면 그릴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음에도

오랫동안 자동차의 기능적, 디자인적 요소로 자리매김해왔던 탓에

여전히 많은 전기차에서 그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이유나 형태적 익숙함 등 다양한 이유로

오랜 시간 동안 아이코닉한 형상을 유지해왔던 물건들은

<관념적 흔적 기관>이 되어 창작과정에 있는 디자이너를 도그마에 빠져들게 합니다.

그래서 어떤 디자이너들은 이런 틀에서 탈피하는 과정을 통해

혁신을 이뤄내기도 하죠.


물론 이런 고정관념이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다시금 본질을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개선을 가져다주기도 하니까요.


중요한 것은 급진적이건 점진적이건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 가는 것이겠지요.

머지않은 미래에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아이콘 중

어떤 것들이 흔적 기관이 되어있을지 궁금해집니다.



https://www.instagram.com/p/CRytrSYjPiU/?utm_source=ig_web_copy_link

위 만화는 인스타그램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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