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는 조직문화 만들기
한국민 | 애자일 코치 | AGIN
당신의 팀원들이 침묵하는 이유 #4
내가 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내 의견이 존중되지 않고 무시되어 상처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내 의견으로 인해 내가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우리를 침묵하게 만든다.
에이미 에드먼슨은 “지금도 우리는 두려움에 기반한 근무환경에 익숙해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두려움이 통제력을 높이고 통제는 확실성과 예측력을 강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중략…) 게다가 많은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라고 말한다.
심리적으로 안전하지 못한 환경은 우리를 침묵하게 만든다. 반대로, 우리는 여기서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믿음은 대인관계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 내가 팀원들 앞에서 나의 생각, 행동, 결과를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두려움이 없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의 시작은 취약함을 드러내고 개인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다.
가족과 친한 친구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본래 모습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의 치부를 감추려고 애써 노력할 필요가 없고, 모르는데 아는 척할 필요도 없고, 없는데 있는 척할 필요도 없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다 알고 이해해줘 왔고 앞으로도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나는 안전하다고 느낀다.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려 하거나, 장점만 보여주려 하거나, 있는 척할 때 우리는 편하지 않은 관계가 된다.
대니얼 코일(Daniel Coyle)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The Culture Code: The Secrets of Highly Successful Groups)>에서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먼저 약점을 드러내라고 말한다. 리더가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고 때로는 실수를 저지르는 장면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당신은 이곳에서 안전하다는 (*1)소속 신호(Belonging Cues)가 전달되어 소속감을 높이고 심리적 안전 상태로 접어들게 한다는 것이다.
팀장은 팀의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욱 더 자신의 약점과 실수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팀장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야 하고 팀원들이 당면한 모든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팀장이 약한 모습을 보일 때, 팀원들은 여기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우리는 한 팀의 팀장이기 전에, 또 팀원이기 전에 다 같은 인간이다. 인간이기에 불완전한 것이 당연하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 서로의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두려움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가 된다.
한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의 취약함도 드러내야 한다. 픽사(Pixar)는 브레인트러스트(Braintrust)라는 회의를 통해 제작중인 영화에 대해 적나라하게 피드백 한다. 네이비씰(Navy SEAL)은 각 미션이나 훈련이 끝난 후 AAR(After Action Review)이라는 사후 분석(Post Mortem)을 실시하여 솔직한 피드백을 공유한다. 애자일(Agile) 방법론 중의 하나인 (*2)스크럼(Scrum) 에서는 각 작업 주기의 마지막에 산출물을 점검하는 스프린트 리뷰(Sprint Review) 미팅과 일하는 방식을 점검하는 스프린트 회고(Sprint Retrospective) 미팅을 진행한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취약점이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드러내게 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취약함을 드러낸다는 것은 나와 우리 누구도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실수와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나와 우리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무능력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솔직하게 얘기해 보자는 메시지이고, 우리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는 (*3)메타인지(Metacognition)이며, 그 부족한 점을 인정하자는 (*4)겸손(Humility)이고, 그 부족한 점을 개선하여 성장(Growth)하자는 것이다.
나도 잘 모른다고 말해라. 내가 일을 망쳤다고 말해라. 그래서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라. 그리고 겸손해라. 이런 말들과 태도가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침묵의 장벽을 없애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여기서 개인적인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팀원들에 대해 회사의 상사, 동료, 부하의 입장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의 선배, 친구, 후배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그 사람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것을 말한다. 업무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업무적인 것들 즉, 사적인 것도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에 대해 순수하게 궁금한 마음이 들어 관심을 기울이고 서로의 매력을 발견하고 서로 감정을 나누고 공감하는 것이다.
팀장과 팀원들은 서로에게 진심으로 개인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팀장은 정기적으로 팀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수 부대원들처럼 생사를 같이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끈끈한 관계가 소속감을 높여주고 여기서 우리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게 해준다.
팀원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궁금해해라.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 자주 물어라.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아내고 도움을 줘라. 앞으로 인생에서의 커리어까지 같이 고민해 줘라. 항상 주변에 있어라.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서로 감정을 나누고 공감해라. 이것이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침묵의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아이디어 좀 같이 생각해볼까?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이 필요해.”
본부장으로부터 새로운 업무 과제를 할당 받은 정팀장은 자신의 팀원들을 회의실에 소집하여 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해보자고 도움을 청하고 있다.
“팀장님, 우리 고객들에게 xxx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역시 발 빠른 김대리가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래? 아이디어가 참 참신하네. 내 머리 속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생각인데?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팀장님, 저도 의견 있습니다~”
“저도요, 팀장님.”
한과장과 서대리가 경쟁하듯 손을 들었다.
“어, 그래 잠깐만. 먼저 나온 의견부터 차근차근 얘기해보자.”
정팀장은 팀원들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논의를 통해 구체화해 나갔다. 회의 내내 팀원들의 열의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긴 시간이었지만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을 나서는 팀원들의 표정에는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것은 우리 팀의 이야기다. 우리도 멋진 성과를 내는 탁월한 팀이 될 수 있다. 우리도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 좋은 동료는 최고의 복지다. 이런 팀원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자, 이제 당신 주변에 있는 팀원들에게 나의 취약함을 드러내고 진심으로 개인적인 관심을 기울이자. 이것으로부터 우리 팀의 혁신이 시작된다.
(*1)소속 신호(Belonging Cues)는 집단 내의 안전한 교류를 형성하는 일련의 행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밀착도, 눈맞춤, 에너지, 모방, 번갈아가며 말하기, 주의 집중, 바디 랭귀지, 목소리, 강조의 일관성을 비롯해 모두가 모두에게 말을 걸고 있는지가 포함된다.
(*2)스크럼(Scrum)은 사람과 팀, 조직이 복잡한 문제에 대해 적응할 수 있는 해법을 활용하여 가치를 창출하도록 도와주는 경량 프레임워크다. 어느 정도의 프로세스를 제시하고 있어 애자일 방법론 중 가장 많이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다.
(*3)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인지에 대한 인지, 생각에 대한 생각을 말한다. 내가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고,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등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메타인지라 할 수 있다.
(*4)겸손(Humility)은 본래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말하지만, 여기서는 나와 우리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인정하는 태도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에이미 에드먼슨(Amy Admondson), <두려움 없는 조직(The Fearless Organization)>, 다산북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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