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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아침 7시에 왠 전화?

by 시루

#1

머리가 아프다. 어제 간단히 마신다는 게 꽤 취했었나 보다. 무슨 이유인지 그냥 고기가 먹고 싶었다. 시원한 소맥과 함께. 마침 퇴근하지 않은 선배 두 명을 붙잡고 고깃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 오늘 아침이다. 하-오늘 좀 늦게 출근할까.



하지만 오늘 후배가 리더인 과제미팅이 9시에 있다. ‘그래 같이 가줘야지, 그 부장님 너무 후배한테 못되게 구신단 말이야.‘ 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평소였으면 좀 더 자고 천천히 출근했겠지만, 후배를 생각하니 기운이 났다. 역시 사람은 타인을 위할 때 더 에너지가 나는 걸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며 씻고 화장을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동생이 전화가 왔다.



‘아침 7시에 왠 전화?’



친한 사이지만 내 여동생은 굉장히 무뚝뚝한 부산여자다. 즉 아침부터 살갑게 전화하고 그럴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뭐 면접 때문에 서울에 올라온다는 소식이면 좋겠는데 ‘ 하며 전화를 받았다.



“일어났어?”

“야 시간이 몇 시인데 당연하지. 나 직장인이야 “

“외할아버지 방금 돌아가셨어”

“……”



알았어 내려갈게 하고 전화를 끊고는, 바로 파트장님께 출근을 못할 것 같다고 알렸다.



그리고 정적. 원래 집이 이렇게 조용했던가.



잘 모르겠다.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는다. 그냥 ‘아 그럼 오늘 출근 안 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 이제 뭘 해야 하지?



일단 다시 눕자. 누워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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