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는 거지 네 책임이 아니야
너는 이미 충분해, 할 수 있는 걸 다한 것 같은데- 점심시간, 회사에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친구가 잠시 침묵하다 말을 꺼냈다.
맞다. 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그렇다면 왜 끝이 났지? 왜 결과가 이런 거지. 한쪽이 아주 나빴다면 모를까, 왜 매번 잘못되지 않은 두 퍼즐은 항상 어긋나기만 하는 것일까. 좋은 사람이 돼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행복해지는 거 아니었나. 마치 전교 1등만 하면, 좋은 대학교만 가면 행복할 수 있는 거 아니었냐는 모범생처럼 나는 고뇌했다.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 예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외숙모와 데이트를 했을 때, 숙모는 세 번이나 이 말을 반복했다. 당연히 미래는 모르는 거 아닌가? 정도로 받아들였으나 그녀의 시선 끝에는 무엇이 있었나. 원래 인생이 그런 거라고, 때로는 마음에 부족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를 감당하지 못하고, 네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거라고. 좋은 것이라고 모두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흠집이 있는 것이라고 모두에게 버림받는 것도 아니다. 그럼 나는 어떤 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 결국 이 질문은 그 자체로 틀렸다. 나는 어떤 것이 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K, 나는 너를 구해주고 싶었어.
착하고 상처가 많았던 너를 그냥 안아주고 싶었어. 이 안에서는 괜찮다고, 나는 너를 그 자체로 사랑한다고. 사람은 사랑을 받아야 해- 내가 늘 하던 말이지. 어떤 순간에라도 설령 화가 나있더라도 그럼에도 오빠를 사랑한다고. 실망하지 않는다고. 가까운 사람을 실망시키는 것을 가장 무서워하는 너에게 늘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하지만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듯, 숙모 말대로 사람일은 모르듯, 우리에게는 늘 상황과 선택이 주어지고,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그저 이 상황을 마주하고 선택하는 일뿐이겠지. 그러니까 K, 나는 내 몫의 선택을 질 거야. 나는 너를 구원해 줄 수 없었어, 그건 오만이었을 거야, 너의 인생은 네 몫일테니까.
삶이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서서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스스로 결정하고 그 길을 걸어가는 거야
때론 선택한 길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후회가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미 그 길을 걷고자 결정했으면 다시 되돌아갈 수 없어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에 결정에 따른 책임도 따르는 거야
자기가 걸어온 길에 대한 책임은 오직 자기 자신만에 질 수 있어
인생은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것
그 책임을 온전히 짊어질 수 있어야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거야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는 거지 네 책임이 아니야
그러니까 조지, 너는 너의 몫만 짊어지면 돼
- 데이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