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우리가 생각하는 조직문화란?
경영분야에서 가장 많이 발간되고 있는 책의 분야는 리더십과 조직문화일 것이다. 사실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상호 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이 분야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이 분야가 경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도 하면서 리더십이나 조직문화가 추구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목적, 즉 조직운영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불변하지만 환경과 여건에 따라 지향하는 바에 대한 변동성은 높다는 의미로 받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조직문화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지만 이 정의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과 회사 그리고 고객과 동료를 대하는 구성원의 생각과 태도”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속해져 있는 조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조직 속에서 만나게 되는 고객이나 동료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가 바로 그 조직의 문화인 것이다.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늘 자신의 업무에 대해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회사나 조직에 대해 늘 피해의식을 가지고 조직 생활을 하고 있는 또한 구성원 간에 서로를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경쟁의 대상으로 삼음으로 발생되는 조직 내 이기심으로 인한 손실, 그리고 고객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구성원들의 잘못된 사고와 태도 등은 기업이 지니고 있는 시스템과 제도적인 사안들이 구성원들의 생각과 태도에 스며듦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조직문화는 단기간에 형성되었거나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조직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나 제도를 그냥 둔 채 구성원들의 사기진작이나 동기부여, 소통활성화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 중심의 개선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직문화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접근을 통해 단계적으로 체질을 바꾼다는 개념 하에 개선을 진행해야 한다. (Part3에서 상세히 다루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언급하고 있는 조직문화의 구조는 조직문화 기반과 조직문화 지향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도록 한다.
기업들은 조직문화를 이루고 있는 기반에 대해서는 “신뢰” , “협력” , “소통” 의 세 가지를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다.
신뢰 최고 경영자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는 모든 구성원들이 상호 간에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 형성이 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차원이다. 조직이 와해되고 붕괴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조직 구성원들 간의 불신이다. 리더들과 구성원 간의 불신, 구성원 간의 불신은 조직이 파괴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신뢰에 기반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회사가 구성원을 믿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공정성이며, 이를 기반으로 공감의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스 교수는 그의 저서인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 내 신뢰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직은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그리고 이러한 집합체를 붙들고 있는 연결성은 바로 조직의 목적과 목표 그리고 상호 간의 신뢰이다. 신뢰가 존재하지 않는 조직은 “문화”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협력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기업 내 조직 간 그리고 개인 간의 협력이다 기업 내 협력이 원활하지 않으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 디지털 기술은 개인, 조직의 생산성을 월등히 높였지만, 반면 개인과 부서 간의 이기주의적 성향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협력은 지시에 의해 어느 정도 진행은 될 수 있다. 그러나 필요에 의한 자발적 협력과 지시에 의해 마지못해 진행되는 협력에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자발적인 협력은 기업의 구성원들이 상호 경쟁의 대상이 아닌 공동 운명체란 동료의식이 바탕이 되었을 때 가능하다. 이것이 협력이 기업문화를 이루고 있는 기반인 이유이다.
소통 앞서 언급한 신뢰와 협력은 궁극적으로 소통에 기인한다. 많은 경영자들이 기업문화에 있어서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직원 들과의 소통이라고 이야기한다. 소통이 지니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속성은 단방향이 아닌 양방향이다. 소통에는 수직적 소통과 수평적 소통이 있다. 그런데 아직도 직지 않은 기업에서 수직적 소통에 있어서 단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원활한 소통은 기업의 분위기는 물론 기업 내에서 직원들 스스로 존재가치를 깨닫게 만들어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목표는 소통에 의해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구성원들은 회사를 신뢰하고 서로 협력한다.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은 기업문화란 존재할 수 없다. 소통이 단절된 기업은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기계들을 모아 놓은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통해 무엇을 지향하고자 하는가? 다시 말해서 조직문화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자율 통제와 간섭 그리고 지시중심의 조직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수동적 조직은 모든 것이 한계를 두고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주어진 범위와 영역을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또한 어느 정도의 통제와 간섭은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서 플러스 요인이 되지만 지나친 통제와 간섭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조직이 자신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감정을 일으킨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회사의 규정이나 규칙, 지침 등을 철저하게 만들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업무에 대한 집중도와 효율을 높이는 목적보다는 구성원들이 기업에 대해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게 만들려는 곳에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모든 구성원들은 주어진 업무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하고 있다. 철저하게 만들어진 회사의 규정 등은 소수의 인력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철저한 규정 등은 실제로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으며, 다음에 언급하게 될 창의성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조직은 구성원들이 우리 회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의 조직문화의 가장 특징은 자율성이다. 자율성은 통제와 간섭, 지시 중심의 업무 환경하에서는 절대 나타날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통제와 간섭, 지시에 의한 업무수행 보다 자율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규정을 새롭게 만들거나 완화시킨다고 해서 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회사와 일에 대한 구성원의 생각과 태도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기업이 지니고 있는 문화에 기인한다.
창의 구글은 개인의 업무 시간 중 20%는 직접적으로 업무와 관련 없는 영역에 시간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구글에서는 구성원들의 창의성은 자유로운 사고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기업문화를 통해 지향하고자 하는 것들 중 첫 번째로 자율을 꼽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율성이 바로 창의성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창의성을 그 어느 때 보다 강조하고 중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산업 간 경계의 붕괴이다. 산업의 경계가 붕괴된다는 것은 기존 상품이나 서비스에 국한되었던 경계가 소비자의 가치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키가 닌텐도를 경쟁사로 꼽은 이유는 상품의 관점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관점이다. 운동을 해야 하는 시간이 게임으로 인해 잠식당하게 되는 관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포털 기업은 그 데이터와 경험을 기반으로 기존 영역과 전혀 다른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구글이 자율자동차에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것과 아마존이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 또한 좋은 사례하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융합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융합은 서로 다른 것들이 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거나 기존의 형태와 속성은 유지하되 특정 영역을 연결시킴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활용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산업 경계의 붕괴와 융합은 기존의 사고에서 발현되기는 용이하지 않다. 새로운 시각에 기반한 창의적 사고에 의해 발현된다. 창의력은 교육이나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생각과 도전적인 시도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생각과 도전적인 시도에 대해 경영자들은 독려하지만 이것은 규정이나 지침 그리고 독려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조직의 분위기 즉, 조직 문화에 기인하는 것이다. 조직문화를 통해 지향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성과는 바로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끌어내는 것이다.
혁신 혁신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의 일상화가 필요하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일상화란 혁신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며, 혁신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혁신”이란 용어는 기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기업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혁신에 대한 피로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혁신에 대해 투자대비 미약한 성과로 나타나곤 한다. 혁신을 성공하기 위한 동력은 앞서 언급한 자율적, 자발적 참여가 있어야 하고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발현되어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의 동력원이 공급되지 않는 혁신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언급한 동력원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라고 설명했다. 이는 혁신 또한 조직문화로부터 기인되는 것임을 의미한다. 기업이 조직문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핵심은 혁신이 일상화된 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이 기업이 가치를 만들어내며 생존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림 1] 조직문화의 기반과 지향점
좋은 조직문화,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는 그저 회사 내 분위기가 좋고 간섭과 통제가 적으며, 모든 구성원들이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으며,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심리적 안전감을 가지고 소신껏 일에 몰두할 수 있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여건 그리고 구성원 개개인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회사는 친목 단체가 아니다. 회사는 가치를 만들어 내고 그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조직문화는 회사의 이러한 목적성에 부합될 때,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