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무나 Nov 13. 2022

텍스트를 희석하며

사유의 파란

나의 진심은 힘이 세다

나의 진심은 너무 과하다


나는 오늘도 내 감정에 물을 탔다

텍스트 창을 흐려진  너머로 보며 한숨을 쉬었다


있잖아

너에게 라면

10장짜리 편지를 앉은자리에서 곧바로 써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이제 편지를 보내는 시대가 아니잖아

긴 줄 글을 보내기에는 과하잖아

우리가 그 정도 관계는 아니잖아

우리가 그럴 시기는 지났잖아


너는 저만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었는데

나는 몇 년 전에

함께 나들이 갔던 너의

갈색 외투에서 나던

네가 자주 바르는 핸드크림의 향기를 기억한다고 하면

그건 과하잖아

불균형하잖아

부드럽게 움직이는 시소가

과한 무게로 꺾어나가고

반대편에 있던 너는 그 충격에 튕겨나가고

네 무게를 잃어버린 나는

시소 반대편으로 나동그라지겠지


그러면 안 되잖아

나는 너랑 평생 이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싶은데


나는 그래서

오늘도 내 진심에 물을 가득히 부어

너에게 건네


열없이 웃는 이모티콘이 존재하는 세상은

안전한 것 같아

다행이야



















:D


시가 마음에 드시거나 SF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아래 링크에서 밀리의 서재에서 출판한 책 [Dome - 기억 정렬 붕괴 - part1] 도 둘러봐주세요. part2 또한 집필이 완료되어 계약 대기 중에 있습니다.

종이책 출간도 가능하오니 관심 있으신 SF 출판사 분들의 연락을 환영합니다.

돔: 아무나 - 밀리의 서재 (millie.co.kr)





이전 02화 귀속된 불량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