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파란
지나간 글에 진심이 담겨 있다
박제된 진심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나는 그날의 상황을 기억해낸다
그것은 틀림없이 진심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진심들이 전해지지 않았음에 감사한다
시간이 흘러 결과를 알고 있는 나는
이 격렬한 진심들이 세상에 풀려났을 때 불러왔을
거대한 파고를 본다
그것은 진실로 삶의 몇 년을
초토화시켰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색 바랜 진심은
현재의 삶에서는 거짓이다
그러므로
진심은 찰나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또 힘주어 한 글자 씩 종이에 새긴다
너덜거리는 종이에 박제당한 진심이 또 한 장 늘어난다
나는 칭찬을 기다리며 머리를 숙인다
훗날의 내가 오늘의 진심을 세상에 놓아주지 않은 것을 고마워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나는 조금 슬퍼도 괜찮다
나는 또 힘주어 반복하듯 한 글자 씩 종이에 새긴다
진심이 세상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진심은 찰나일 뿐이다
진심은 찰나일 뿐이다
진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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