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파란
나의 진심은 힘이 세다
나의 진심은 너무 과하다
나는 오늘도 내 감정에 물을 탔다
텍스트 창을 흐려진 잔 너머로 보며 한숨을 쉬었다
있잖아
너에게 라면
10장짜리 편지를 앉은자리에서 곧바로 써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이제 편지를 보내는 시대가 아니잖아
긴 줄 글을 보내기에는 과하잖아
우리가 그 정도 관계는 아니잖아
우리가 그럴 시기는 지났잖아
너는 저만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었는데
나는 몇 년 전에
함께 나들이 갔던 너의
갈색 외투에서 나던
네가 자주 바르는 핸드크림의 향기를 기억한다고 하면
그건 과하잖아
불균형하잖아
부드럽게 움직이는 시소가
과한 무게로 꺾어나가고
반대편에 있던 너는 그 충격에 튕겨나가고
네 무게를 잃어버린 나는
시소 반대편으로 나동그라지겠지
그러면 안 되잖아
나는 너랑 평생 이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싶은데
나는 그래서
오늘도 내 진심에 물을 가득히 부어
너에게 건네
열없이 웃는 이모티콘이 존재하는 세상은
안전한 것 같아
다행이야
:D
시가 마음에 드시거나 SF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아래 링크에서 밀리의 서재에서 출판한 책 [Dome - 기억 정렬 붕괴 - part1] 도 둘러봐주세요. part2 또한 집필이 완료되어 계약 대기 중에 있습니다.
종이책 출간도 가능하오니 관심 있으신 SF 출판사 분들의 연락을 환영합니다.
돔: 아무나 - 밀리의 서재 (milli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