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을 통해 긍정을 배우다
아버지는 칭찬을 많이 하셨다. 특히 형제자매들 중에서 나에게 약간은 편파적으로 칭찬을 하신듯하다. 아버지는 수수께끼를 자주 내셨는데 겨우 대 여섯 된 아이가 무엇을 알았겠는가? 큰누나와는 여섯 살이나 차이가 나고 작은누나와는 세 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누나들이 잘 알면 훨씬 잘 알았지 어떻게 내가 더 잘 풀 수 있겠는가! 그러나 아버지는 수수께끼에서 나의 편을 항상 들어주셨다. 그리고 나를 천재라도 되는 것처럼 칭찬해 주셨다.
초등학교 몇 학년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4학년이나 5학년 때쯤으로 기억한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일기를 써서 내라고 하셨다. 나는 산에 나무하러 갔던 얘기, 소를 먹이는 꼴을 뜯으러 갔던 얘기들을 적으며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적은 적이 있다.
그러면서 아버지께서 술 드시는 문제를 적었었다. 비판적으로 적었던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이해하는 관점에서 적었던 것 같다. 얼마나 힘드셨으면 그렇게 술을 드셨을까 하는 식이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좋은 면들도 적었다. 그중의 하나가 칭찬이었다. 아마 아버지의 긍정적인 면을 적을 수 있었던 힘도 아버지의 칭찬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선생님이 나의 일기를 보시고 친구들 앞에서 칭찬을 해주셨다. 나는 졸지에 친구들에게 어리지만 아주 이해심 깊은 아이가 되어버렸다.
사실 학교 다닐 때 나의 성적은 썩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못하는 것은 보시지 않으시고 잘한 과목만 보신 듯 그것으로 자신의 아들을 동네 사람들 앞에서 거의 천재로 만들어 버리셨다.
나는 그럴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나를 믿으시는 아버지, 성적에 대해 꾸중을 한 번도 하시지 않고 칭찬만 하신 아버지가 참 고마웠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졌다. 물론 그렇게 마음먹었다고 열심히 한 것은 아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늘 가난으로 기가 죽어있던 나에게 무엇이든지 노력하면 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신 것이었다.
내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도 한몫하셨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한 반 밖에 없었다. 그런데 5년 내내 반장을 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집이 학교에서 가까이에 있었고 나름 부잣집이었다. 그의 형은 내가 초가집에 산다고 항상 괄시했었다.
이 친구가 5학년 때 갑자기 이상해졌다. 친구들의 책이 자기 책상으로 넘어오면 면도 칼로 죽 그어 잘라버렸다. 그리고는 책상에 칼로 금을 그어 넘어오지 못하게 표시를 했다. 나는 한 번도 전과라는 것을 살 수가 없는데 이 친구는 전과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험을 칠 때면 아예 대 놓고 그것을 책상에서 꺼내어 보면서 시험을 쳤다.
그런데 이 친구가 점점 이상해진 것은 어느 날 칼로 자신의 손바닥을 그은 것이었다. 선생님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였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이 친구는 학교에서 보이지 않았다. 딴 곳으로 전학을 간 것이다.
6학년 때 그래서 공식적으로 선거를 해서 반장을 뽑았다. 1학기에는 나의 절친이 반장을 했고 2학기 때는 내가 반장이 되었다.
6학년 때 선생님은 칭찬을 많이 하셨다. 졸업할 때 가정 형편이 고려되어 내가 장학금 오만 원을 받았을 때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항상 성실하니까 분명히 성공할 거야 장학금으로 염소를 사서 기르면 그 염소가 다시 새끼를 낳고 그렇게 계속해서 노력하면 너는 큰 부자가 될 거야"라고 하셨다.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고 용기를 북돋우어 주었던 아버지와 선생님의 칭찬 덕분에 아직도 나는 내가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된다는 생각을 한다. 때로는 무모하기 조차한 것에 조차 말이다. 그래서 나의 실력에 비해 항상 좋은 선택과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직장도 그렇고 결혼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