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사진과 글 한 덩이
여행을 떠나는 데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 스마트폰이 일상화 되기 이전에는 분명 지도가 필수였다. 내가 가야할 목적지를 깨알같이 표시를 해 두며, 띠지를 붙여가며 어디를 가야할지 사전에 정리를 해 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여행의 단계였을거다.
하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의 지도 앱이 워낙 잘 만들어진 탓일까? 내가 가야할 곳의 리뷰를 검색하고, 그 곳의 지도를 찾아가며 이동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가야 할 그 곳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을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할지는 이미 다른 블로거들의 리뷰를 참고하면 된다.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 먹어야 할 것, 즐겨야 할 것. 그 모든 것들은 이미 블로거들이 체험한 결과를 읽어보기만 하면 될 뿐이다.
이 날은 아이들과 함께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함께 갔을 때 일이다. 아이들은 아직 지도를 보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아, 어떻게 찾아가야 하고 어떻게 길을 가야하는지 익숙하지 않았다. 사실, 나도 지도를 너무 오랫만에 봐서 그런지 지도를 읽고 스탬프를 찍으로 찾아가는게 익숙하지 않았다.
군 복무 시절. 장교들 필수 교육으로 “독도법” 실습이 있었다. 지도와 나침반 하나를 챙겨두고, 미리 정해 둔 목적지를 향해 지도와 나침반 하나만을 읽어가며 찾아가야 하는 교육이었다. 아무래도 그 당시에도 사제 네비게이션에 익숙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지도만 가지고 목적지를 찾아 가는게 쉽지는 않았다.
나침반은 항상 북쪽을 가르킨다. 나침반으로 북쪽을 찾았으면,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지도의 방위표를 확인하여 북쪽으로 위치하게 한 뒤, 현재 내가 있는 위치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지도에 나타나 있는 지형지물과 골목길등을 파악해 가며 현재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 찾아야 한다. 그걸 빨리 파악하면, 원하는 목적지까지 한 걸음에 달려갈 수 있다. (물론, 지도를 잘못 읽어 길이 아닌 곳인데 길이라고 착각하고 가게 되어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결국 필요한 건, 북쪽이 어디인지? 그리고 현재 내가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파악하는거다. 그리고 가야할 목적지를 도달할 수 있는 최단거리를 찾아가는 것. 어찌보면 매우 쉽고 단순하다 할 수 있지만, 지도를 잘 읽지 못해 해매는 동기들도 종종 있었다.
어떤 일이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그 순간. 현재 내가 있는 위치와 가야 할 방향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의 위치가 정확한지 파악해야 할 나침반도 필수였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다. 일을 할 때도,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진정 최단거리를 찾아가기 위한 방식은, 지도 앱에서 처럼 자동으로 최단거리를 찾아가는 것이 아닌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어떻게 가는게 최적인지를 고민하는 그 순간도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