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서 점점 멀어지는 시
원인 모를 두통을 휘저으며
한낮에 남겨져 있어요
햇살이 모래를 끊임없이 집어던지는 정오
햇살을 녹여만든 유리구슬을 멍하니 보다
머금고 싶었어요
삼킬 생각은 없었죠
혀 위로 올려놓자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런 기분은 처음이에요
변기 속을 헤쳐 삼킨 것을 찾아냈어요
예쁜 단추, 귀걸이, 옷핀, 압정
부러진 칼날은 두려웠지만
내가 나를 걱정하고 있었어요
기억에 없는 사물을 보는 게 두려워도
살아 있는 걸 멈출 순 없잖아요
그렇게 삼킨 슬픔이 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