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P 받을까 말까

5% 캐네디언들이 선택한다는 70세 수령을 나도?

by mindy

쥐꼬리라고 나의 인컴을 비하하긴 했지만, 그래도 매주 들어오는 현금은 살짝 미소를 짓게 하곤 했다. 일을 그만둘 때, 충분히 먹고 살만해서 그만둔 것이 아니고, 그런 것과는 별개로 본능(?)에 의지한 결정이기에 이제 찬찬히 들여다 봐야 했다. 일 안하고 받을 수 있는 가장 만만한 공짜돈(?) 캐나다 연금 CPP(Canada Pension Plan)이 생각난 것은 너무 당연하다.


캐나다 펜션 플랜은 그동안 일하면서 부어온 돈에 회사가 같은 금액을 불입해줘, 은퇴후 지급받게 된다. CPP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일할 때 부은 금액과 인출시기에 좌우된다. 지급받을 수 있는 최대액수가 있어서 아무리 많이 버는 사람도 불입액수가 연금 74,000달러(2026년)에 대한 CPP를 적립해 놓을 수 있다.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매달 $1,500에 달하지만 캐네디언 평균은 $750 정도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나의 지난날 경제활동에 대한 성적표를 이제서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이민으로 첫발을 들이밀었을 때, 첫 태도가 잘못되었었다고 고백한다. 캐나다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했다기 보다는 이곳에서 조금 버티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나름대로 야무진 생각으로 직업을 알아봤다. 영어는 배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한국어를 사용하는 그런 회사, 한국에 돌아간다면 이곳에서의 경력을 다시 써먹을 수 있는 그런 회사를 용케도 찾아냈다. 그리하여 들어간 곳이 한인이 경영하는 신문사 편집국이었다.


다른 부분은 제외하고라도, 편집국 초봉만을 따져본다면, 그당시 7달러 25센트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최저임금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글을 쓰면서 자료를 뒤져보니 1989년 온타리오 최저임금은 시간당 5달러였다. 7년 동안 풀타임으로 일했고, 매년 조금씩 임금이 올랐었다. 솔직히 7달러의 가치가 얼마인지도 몰랐고, 그 임금이 많지 않다는 것만 어렴풋이 짐작했었다.


세째가 태어나면서 신문사를 그만두고 한동안 가정주부로 살다가, 온타리오 토론토 북서부에 있는 작은 마을로 가게를 사서 이사오게 된다. 그때부터는 자영업자가 되어 스스로 CPP를 책정(고용자+고용주)하고 불입하게 된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CPP면에서는 회사 지원을 받기에 은퇴할 때쯤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영업을 경영하는 24년간 매달 부어왔고, 그래서 남편은 우리가 낸 돈, 우리가 받는 것이란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가지 더할 사실은 부어놓은 돈을 CPP 투자위원회가 여러모로 재투자를 한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을 투자했던 사람들에게 일정한 연령이 되었을 때 지급해주는 방식이다.


그 다음 지난 3년 3개월 식품점에서 미니멈 페이 $17.60 보다는 조금 높은 돈을 받고 일했다. 그때 불입했던 CPP가 또 조금 모여졌다. 어쨋든 나의 CPP는 캐네디언 평균에 못미친다.


CRA(캐나다 국세청) 접속을 딱 한번 했는데, 다시 하려니 쉽지 않다. 그 당시에 했던 기록이 어딘가로 없어져서 새로 시도하지만, 중간에 오류가 발생한다. CRA 사이트에서 자신의 연금 액수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는데 들어가는 방법이 까다롭다. CPP는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일찍 찾게 되면 65세 기본을 중심으로 매달 0.6%를 제하게 되어 이것을 5년간 더하면 -36% 제한 금액을 받게 되고, 이것은 한번 신청하고 난 다음엔 바꿀 수 없다. 대신에 최대한 보류할 수도 있는데 70세에 받기로 결정한다면 매달 0.7% 올라서 70세 될 때는 42% 오른 금액을 받게 된다.


여기에서 사람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일찍 수령하느냐, 늦게 수령하느냐 하는 문제 말이다.


고민하기 귀찮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65세에 수령하고, 나머지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서 수령을 미리 하거나, 늦추거나 한다.


이런 까닭으로 나도 유트브도 듣고, 아티클도 읽고, 검색도 하고 그런 시간을 가졌다. 숫자만큼 머리를 깨우는 건 없다. CPP를 언제 찾느냐, 하는 문제는 단순하지 않고, 나의 기대수명과 나의 씀씀이, 그리고 어떤 종류의 저금을 갖고 있고 경제상황은 어떤가 전반적인 검토를 필요로 했다.


남편은 64세에 CPP를 수령하기 시작했다. 그때는 "그냥 받지 뭐", "그러지 뭐" 1년 일찍 받는 것이 무슨 대수랴, 그랬었다. 나의 때가 다가오니 아니, 잠깐 하면서 시간도 많으니 조금 검토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력해보이는 사람들의 설명을 자세히 듣다보니, RRIF와 RRSP도 고려대상이다. RRSP는 등록 은퇴 저축계좌(Registerered Retirement Saving Plan)로 세금절약을 위해 사람들이 저금해 놓은 돈이다. 인컴이 많을 때 들어놓고 적을때 쓰면 된다고 했다. 대부분의 은퇴자는 인컴이 많지 않으므로 큰 문제가 없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RRSP에서 돈을 빼쓰려면 상당한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늦게서 자각하게 된다.


은행에서 찾을 때 원천징수처럼 세금분을 떼어놓고 은행에서 나머지를 준다. 5,000불 인출시 10%, 15,000불까지는 20%, 15,000불 초과 땐 30%를 원천징수한다. 매해 세금 보고할 때 다른 인컴과 함께 포함되어, 너무 많이 냈으면 세금환급을 해주고, 적게 냈으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처음에는 이 세금을 그냥 다 내게 되는 것인줄 알았다.)


RRSP에 들어있는 꽤 많은 돈을 한꺼번에 빼내면 세금을 50% 정도 내야 한다니,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은퇴자들에게 RRSP는 세금을 고려해서 인출해야 하는, 머리를 굴려야 하는 골치아픈 계좌가 되어간다. 내 돈이지만, 내 마음대로 빼쓰지 못하는 그런 묘한 성질의 계좌이다.


그리고 RRSP는 71세가 되기 전 RRIF 은퇴 소득 인출 계좌(Registered Retirement Income Fund)로 변경해놓아야 한다. RRIF 계좌에서는 인출만 되고 입금은 되지 않는다. 정부와 금융권에서 만들어놓은 시스템이 참으로 절묘한 것같다. 은퇴를 위해서 만들어놓은 계좌는 노년에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용하라는 무언의 압력이 있는 것같다. 실제로 매달 일정 금액을 인출하게 셋업해줄 수 있다고 은행원이 알려주었다. 인출 최소금액이 있어서 그것을 매년 찾게 되어 있기도 하다.


RRSP 홍보를 꽤 많이 하면서 어떤 금융관계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꾸어서라도 RRSP 한도를 적금해놓으라,는 말들도 많이 했다. 우리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지만, 우리로서는 몫돈을 RRSP에 넣어놓기는 했다. 몇프로는 RRIF로 바꾸어놓았다.


금융인들이 조언하는 바는, 돈이 필요할 때 RRIF와 RRSP 계좌에서 먼저 인출하고, CPP와 OAS(노령연금)는 최대한 미루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단 나의 불철저한 추적으로 일찍 받아야 좋다는 많은 의견을 놓쳤을 수도 있음을 알려둔다. 건강상 문제가 있는 사람은 두말할 필요없이 미리 수령하는 것이 낫겠다. 누구도 나같은 비전문가의 말을 듣고 그대로 따르지는 않으리라 믿지만, 노파심에서.


TFSA라는 계좌는 2009년에 출시되어 매년 세금없이 저금해놓을 수 있는 좋은 계좌이다. RRSP와 같은 제약이 없고, 인컴에서도 제외되니, 이 계좌를 이용하는 것은 마음에 부담이 없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작전을 잘못해서 TFSA에는 아주 작은 돈이 저금되어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인출하기에 부담이 없어서 돈이 필요할 때 이 계좌의 돈을 찾으면 되는가 했는데 최대한 마지막까지 남겨놓아야 할 계좌가 그것이라고 말들 한다. 그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우리의 주인공 CPP는 65세와 그 이전에 찾는 사람이 95% 정도 되고, 단지 5%만이 70세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쉽게 말한다면, 1,000불이 CPP라고 할때 60세에 찾으면 640불을 받는 것이고, 70세가 되어 받으면 1420불이 되는 것이니, 쉽지 않은 결정이다. CPP는 매해 물가에 따라 오르기에 단순 계산하기 어렵지만, 78세-80세 되었을때 늦게 받은 사람이 더 많은 돈을 수령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던 것 같다.


노령연금도 있는데 그건 65세가 되어야 받을 수 있다. 이 연금도 70세까지 미룰 수 있고 비슷하게 연금이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RRIF나 RRSP 계좌의 돈을 미리 쓰고, 연금은 되도록 늦게 받으라고 권한다. 당신이 건강하고, 지금 그렇게 절실하지 않다면 말이다. 이 노령연금은 인컴이 많은 사람들에겐 지급되지 않는다.


남는 돈이 있을 때 어떤 방법으로 저축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이자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젊은 시절에 넣어두었던 것들은 시간이 지나도, 제자리 걸음만 했었다. 주식과 다른 투자 방법을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높은 이자를 주는 예금등으로 옮기느라 고생을 했다. 몇년전부터는 그래도 매년 조금씩 이자가 붙는다. 그래봤자 최고 이자가 4.4%이다.


정부가 안전하게 높은 이자로 자산을 관리해준다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즐겁게 기다릴 수 있다면 말이다. 빨리 수령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사람이 언제 죽을 지 모르지 않느냐"고 말한다. 70세에 받겠다는 사람중에 일찍 죽으면, 정부에서 그 돈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 되지 않겠느냐고, 그럴듯한 대답을 하기도 했다. 남은 배우자가 CPP의 60%를 받는다고 한다. 어쨋든 60세 이후 필요할 때 6개월전에 신청하면 된다고 한다. 묵혔다가 똥이 되는 경우도 있고, 보약이 되는 경우도 있다. 참으로 즐거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사실 65세쯤 되면, 정부에서 보내주는 연금을 따박따박 받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국가 공무원이라고 말들 하는가. 우리 어머님들 세대는 캐나다에서 경제활동을 하신 분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CPP를 받는 분들이 드물었다. 그래도 그분들도 비슷한 액수의 연금을 받았는데, 그건 GIS, 저소득보조금(Guaranteed Income Supplement)이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주기 때문이다. 회사의 혜택으로 연금이 있고 RRSP 매칭 펀드가 있다면, 노후에 다른 사람보다 더 윤택해 질 수 있어서 우리처럼 자영업자들은 직장인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직장인들을 포함, 모든 근로자가 낸 세금으로 캐나다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본다.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다는 사실을 늙어가면서 피부적으로 느낀다. 특이한 사항은 선택권이 있어서 일반인도 이렇게 공부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내가 5%에 속하겠다고 하면, 주위의 만만치 않은 반대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통장에서 빼쓰는 것이 더 절약이라는 나의 말에 옆에 있는 사람조차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고민은 지속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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